삼성전자 반도체, 3분기에 적자 줄인듯…"감산 효과 시작"
DS 영업손실 예상치 2조∼3조원대…4분기 1조원대까지 축소 전망
메모리가격 하락세 둔화…차세대 D램 DDR5·HBM 수요도 호재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삼성전자[005930]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가운데 감산 효과가 맞물려 4분기에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올해 반도체 누적 적자 10조원 돌파 추정
11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보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보다 77.9% 감소했으나, 직전 분기의 6천700억원보다는 258.2% 증가했다.
그동안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적자로 인해 연이어 분기 영업이익 6천억원대를 기록한 지난 1·2분기와 비교하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이번 영업이익은 최근 1조원대 후반까지 낮아진 시장 전망치를 30%가량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 부문 적자는 다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DS 부문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를 1·2분기의 4조원대 중반보다 줄어든 2조원대 후반에서 3조원대 수준으로 제시했다.
DS 부문의 올해 상반기 적자는 9조원 이상이다. 따라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10조원을 넘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감산 효과 가시화에 힘입어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은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본다.
전방 IT 수요 침체로 고객사들이 메모리 주문을 줄이고 재고 조정에 나서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때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메모리 감산을 공식화했다.
2분기까지는 감산 효과가 온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웨이퍼 투입 후 실제 감산 효과가 3∼6개월 후에 나타나는 데다, 극심한 수요 위축을 감산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3분기에는 수요 위축 지속에도 감산 효과가 일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적자 축소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에 따른 공급 조절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해 3분기부터 D램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 전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4분기에 감산 효과 본격화 기대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수인 차세대 고성능 D램의 수요도 실적 개선에 호재다.
실제로 최근 메모리 가격은 DDR5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AI 고객사에 납품하는 HBM과 DDR5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3분기에 DDR5를 비롯한 고부가 제품 판매 호조가 삼성전자의 D램 ASP 상승 전환에 한몫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24년 HBM 생산능력을 전년 대비 2배 증설하려고 추진하고 있지만 올해 9월 현재 예약 주문이 이미 완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동안 이어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최근 주춤해지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4분기부터는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고 재고가 개선돼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현재 3조905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손실이 1조원대까지 축소될 수 있다고 본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전반적인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에 제한적인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 축소에 따른 재고 감소가 이뤄지고 있으며, 메모리 가격 반등 시도에 고객사들의 구매 수요가 시작되면 빠르게 시황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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