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 타결…23번째 FTA
양국 장관, 타결 선언 공동선언문 서명…내년 상반기 공식 체결 추진
韓 자동차·부품 무관세 수출 및 K-콘텐츠 수출…원자재 공급망 안정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한국과 에콰도르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을 맺는다.
정부는 각 부처 및 법제처 검토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한·에콰도르 SECA를 공식 체결하고 국회 비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다만 대선을 앞둔 에콰도르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SECA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대선 결과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방문규 장관과 다니엘 레가르다 에콰도르 생산통상투자수산부 장관이 SECA 협상 타결을 공표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SECA는 FTA와 내용은 동일하나 포괄적인 경제협력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사용한 용어로, 에콰도르 측의 의사가 반영됐다.
한·에콰도르 SECA는 한국이 타결한 23번째의 자유무역협정이다.
에콰도르는 중남미 유망 투자처이자 자원 부국으로 꼽힌다.
한국은 에콰도르와 2016년 처음 SECA 관련 협상을 시작했으나 입장차 등으로 협상이 한동안 중단됐다가 지난해 7월 6년여 만에 협상을 재개, 4차례 공식협상 등을 통해 쟁점을 줄인 끝에 이번에 협상을 타결지었다.
한·에콰도르 교역 규모는 작년 기준 약 9억8천만달러다. 대(對) 에콰도르 수출은 7억7천만달러, 수입은 2억1천만달러다.
주요 수출 품목은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와 자동차·부품, 의약품 등이다. 원유, 농수산물, 광물 등은 주로 수입하고 있어 양국이 상호 보완적 교역 관계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에콰도르가 미국 달러를 기본 화폐로 사용해 환위험 부담과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중남미 투자·진출 거점으로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에콰도르는 원유 매장량이 중남미 3위이며, 구리, 아연, 은 등 광물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게는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 대상으로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이번 SECA에는 공급망 위기 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마련됐다.
이번 SECA를 통해 한국은 전체 품목의 96.4%, 에콰도르는 92.8%의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에 합의했다.
현재 최대 4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는 SECA 발효 후 15년 내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건설 중장비와 배·김·라면 등 'K-푸드'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거나 낮춰 중남미 수출길을 연다.
온라인 게임, 유통, 건설, 영화·음악 등 서비스 분야도 개방해 'K-콘텐츠' 수출 및 중남미 확산을 꾀한다.
공공사업 참여 및 온라인 시장, 무역기술장벽 등 분야에서도 현지 거주요건 완화, 데이터 이전 허용, 기술 규정 개정 시 유예기간 의무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해 국내 기업의 진출을 돕는다.
에콰도르의 관심 품목인 농·수·임산물의 경우 대부분 인접한 중남미 국가들과 이미 체결한 FTA 범위 내에서 개방이 이뤄진다.
이 가운데 에콰도르산 새우는 국내 업계 보호를 위해 일정 물량에 한해 제한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TRQ)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양국은 내년 상반기 한·에콰도르 SECA에 정식 서명하고, 이후 필요한 국내 절차를 거쳐 SECA 발효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에콰도르가 이달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권 교체 등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SECA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그러나 정부는 SECA가 정부 간 약속인 만큼 에콰도르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더라도 이번에 타결된 SECA가 큰 문제 없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병내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이날 서명식 뒤 열린 '한·에콰도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SECA 타결을 축하하면서 양국 경제인들 간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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