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런던서 팔 지지 시위…"팔 국기 흔들면 불법일 수도" 경고
하마스 희생자 추모 행사 동시 개최…반유대주의 사건 늘어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런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각각 개최된 가운데 정부가 반유대주의 움직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리시 수낵 총리는 10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테러 조직임을 강조하고, 이들을 지지할 경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지가 보도했다.
이어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부 장관은 경찰에 보낸 서한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거나, 이들의 자유를 옹호하는 구호를 외치면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며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테러를 미화하려는 의도일 때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행동도 합법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장소에서 유대인을 골라내서 그 앞에서 친팔레스타인 구호를 공격적으로 외치거나 상징물을 흔드는 것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저녁 런던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수천 명이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쳤다고 더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인근 건물에 팔레스타인 국기가 걸리고 시위대는 붉은 폭죽을 터뜨렸다.
시위대는 종이 상자에 직접 팔레스타인 국기를 그려서 오기도 했다.
한 20대 참가자는 영국이 이스라엘 정부를 제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시위에선 3명이 체포됐다.
반면 이스라엘 지지자 수백명은 총리실 밖에 모여서 하마스에 의한 희생자와 인질들을 위한 추모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유대인 공동체뿐 아니라 영국 각 정당의 고위 정치인들이 참석해서 연설했다.
로버트 젠릭 이민 담당 부장관은 하마스의 행동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정부가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며 다른 반유대주의 공격처럼 기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유대인 단체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후 영국에서 반유대주의 사건 보고가 작년 동기에 비해 3배로 늘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내 유대인 약 28만명의 보안 관련 문제를 돕는 공동체 안보 신탁(CST)은 "정확한 숫자는 집계 중이지만 약 3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런던과 맨체스터의 일부 유대인 학교들에는 보안이 강화되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런던 북부의 유대인 학교는 학생들에게 학교 로고가 박힌 재킷을 입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맨체스터의 다른 유대인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출석률이 낮아지고 경찰 순찰이 늘었다.
유대인들이 많이 사는 런던 북부 골더스 그린 지역의 다리에 '팔레스타인 해방'이라는 낙서가 생겨서 조사가 시작됐다.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부 장관은 BBC 인터뷰에서 "영국 유대인 공동체 안전이 절대 최우선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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