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고삐 죄기?…中매체 "애플 앱스토어서 음란·도박 앱 발견"

입력 2023-10-10 11:46
애플 고삐 죄기?…中매체 "애플 앱스토어서 음란·도박 앱 발견"

홍콩매체 "중국 당국의 앱스토어 감독 강화 반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애플이 중국 당국의 바뀐 규정을 준수하기로 한 가운데 애플의 중국 앱스토어에서 음란·도박 관련 앱이 발견됐다는 중국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앱장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 상황에서 애플에 대한 고삐 죄기의 일환으로 해당 보도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도 제기된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펑파이와 남방도시보 등 중국 매체는 애플 중국 앱스토어에서 음란물이나 도박 사이트와 연계된 일부 앱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그중 하나인 '쉐시 신더 쯔무'는 최근 국경절 연휴 기간 애플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무료 앱이다.

남방도시보는 해당 앱을 포함해 3개의 비슷한 앱을 애플 앱스토어에서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문제의 앱들이 이후 삭제됐다고 밝혔다.

SCMP는 "중국 매체들의 보도는 애플이 중국 당국의 규정 변화에 맞춰 중국 앱스토어 규정을 변경한 가운데 나왔다"며 "이는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감시와 검토가 엄격히 이뤄지는 시장에서 명백한 감독 강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최근 중국 앱 개발자 지침을 업데이트하면서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모든 앱에 대해 유효한 ICP(인터넷 콘텐츠 공급자) 등록 번호를 요구한다"며 앱 개발자들에 추가 정보를 제출하라고 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삼성·샤오미·화웨이 등 스마트폰 앱스토어에 새로운 검열·관리 규정 적용을 위한 등록번호를 부여하면서 '애플 앱스토어'는 목록에서 제외한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판공실은 지난해 8월 시행한 '모바일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정보 서비스 관리 규정'을 통해 앱스토어들에 등록을 위해 사업 세부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앱스토어에 불법 콘텐츠가 있을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중국인들이 애플의 중국 앱스토어를 통해 현지에서는 공식적으로 금지된 외국 앱들을 이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 당국에 등록된 앱만 현지 앱스토어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엑스(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 유튜브 등 중국에서 접근이 차단된 외국 앱들을 애플의 중국 앱스토어에서 모두 내려받을 수 있었으며 가상사설망(VPN)을 통하면 접속할 수 있다.

애플은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잇달아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기업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뚫고 최근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애국 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