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정부, '본국에 비협조' 런던·빈 대사관 영사업무 중단

입력 2023-10-08 20:47
탈레반 정부, '본국에 비협조' 런던·빈 대사관 영사업무 중단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가 영국 런던과 오스트리아 빈 주재 자국 대사관의 영사업무를 무기한 중단했다고 AP통신이 아프간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두 대사관이 업무가 불투명하고 탈레반 정부에 협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외국 주재 아프간 외교 공관의 직원 대부분은 친서방 성향인 직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정부가 임명한 이들로, 2021년 8월 재집권한 탈레반 정부가 완전히 장악한 공관은 1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 카하르 발키 아프간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즉각 발효하고 향후 별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대사관의 여권 발급과 비자 연장 업무 등이 영향을 받는다.

발키 대변인은 아프간 외교부가 다른 대사관 활동도 살펴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이는 정상적인 외교부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스페인과 네덜란드 주재 아프간 대사관이 성명을 내고 아프간 본국 정부와의 조율과 소통을 강조한지 수일 만에 나온 것이다.

지아 아흐마드 타칼 외교부 부대변인은 모든 영사 업무나 대사관 문제는 본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들 두 대사관의 성명은 아프간인을 위한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타칼 부대변인은 "(아프간 외교 공관의) 피고용자와 관리, 외교관의 월급과 비용은 아프간 정부가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정부 대변인은 지난 3월 탈레반 정부가 최소 14개국에 외교관을 파견했다며 외국 주재 외교 공관의 업무를 떠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파키스탄과 튀르키예, 카타르,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은 아프가니스탄에 외교공관을 두고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탈레반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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