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스콘신 주의회, '공공장소 알몸 금지' 입법 추진
'알몸 자전거 타기 대회'에 참가한 10대 여성 사진 유포가 계기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위스콘신주의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이 공공 장소에서의 알몸 노출을 이유 불문하고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5일(현지시간) 지역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다수인 위스콘신 주 상원은 알몸 노출 금지를 위해 2개 법안을 만들어 이날 공청회를 개최했다.
하나는 어떤 이유로든 공공 장소에서 알몸을 드러낼 경우 경범죄로 처벌하는 법안이다. 현행법상으로는 공개 노출이 음란성을 띌 경우에만 범죄로 간주한다.
또 하나는 '알몸 자전거 타기 대회' 처럼 성인들이 의도적으로 옷을 입지 않고 참가하는 행사에 18세 미만 미성년자를 참여시키거나 관람을 허용하는 것을 불법화한 내용이다. 경찰 신고용을 제외하고 알몸 상태인 아동을 촬영하는 것도 불법이다.
위반시 최대 징역 9개월에 1만 달러(약 1천350만 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
이 법안은 지난 6월 위스콘신 주도(州都) 매디슨에서 열린 제 13회 '세계 알몸 자전거 타기 대회'(WNBR)를 계기로 공화당 소속 상원 의원들이 발의했다.
WNBR 매디슨 대회에는 올해 150여 명이 참가해 수천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사를 치렀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 참가한 10대 여성의 사진이 일반에 유포돼 큰 논란이 일었다. 소녀는 신발과 헬멧 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이 당국에 고발 조치 했으나 관할 카운티 검찰은 "미성년자의 대회 참가가 주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매디슨 경찰은 해당 사진이 본질적으로 음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동 포르노그라피 처벌에 관한 주법을 적용할 수 없으며 아동의 유해물 노출과 관련한 법도 적용이 안된다고 유권해석했다.
그러자 톰 티파니 연방하원의원(65·공화·위스콘신)은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장관에게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따져 묻기도 했다.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 카펜가 공화당 상원의장은 "결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공개석상에서 성기를 노출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어린이가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도 이 모습을 사진 찍는 것도 안된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이런 규제가 공연·행사 유치를 어렵게 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WNBR은 20여년 전부터 전세계 여러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위스콘신주에서는 13년 전인 2010년 제1회 대회가 열렸다.
제1회 대회가 개최된 후 매디슨 경찰은 대회 참가자 일부에게 '무질서한 행위' 혐의로 10건의 경고장을 발부했으나 매디슨 시의회는 1년 후 알몸을 합법적인 형태의 '정치적 항의'로 허용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조직위는 이 행사에 대해 "각자의 몸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고취하고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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