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의사 세 명, 괴한들 총격에 희생…정치테러 가능성
법무장관 "경찰, 두 연방의원 행보와 관련 가능성 두고 조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5일(현지시간) 새벽 학술회의 참석차 이곳을 방문한 세 명의 의사가 괴한들로부터 정치적 테러로 추정되는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형외과 의사 네 명은 이날 이른 새벽 리우데자네이루 서쪽에 위치한 바하다치주카 해변의 노상 카페에 모여 있었다.
그러던 중 0시 59분께 의사들이 모여 있던 인도 앞 도로에 흰색 승용차가 멈춰 섰고, 검은 옷을 입은 세 명의 남성이 차에서 내린 후 곧바로 권총을 꺼내 들고 이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달아났다.
이 총격으로 의사 세 명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한 명은 상처를 입은 채 시립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피해자는 모두 상파울루에 거주하는 의사들로 정형외과 국제 학술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 중이었다.
사건 현장의 CCTV를 분석한 결과, 현장에서는 20초 동안 최소 20발의 총알이 발사됐다고 CNN 브라질은 보도했다.
리우데자네이루주 경찰은 현재 범인들을 쫓고 있으며, 현장 조사 등을 통해 범인들과 범행 동기를 파헤치고 있다.
G1과 CNN 브라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찰은 총격을 받은 네 명의 의사 중 한 명이 극좌로 분류되는 사회주의자유당(PSOL) 소속 사미아 봉핑 하원 의원의 형제인 점과 범인들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총격을 가한 점, 이후 아무것도 빼앗지 않고 곧장 현장을 떠난 점 등을 고려해 정치적 테러로 의심하고 있다.
총격 피해자와 형제인 사미아 하원 의원은 같은 당 소속 글라우베르 브라가 하원 의원과 부부관계다.
플라비우 지누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건이 "두 명의 연방 국회의원 행보와 관련성이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연방 경찰에 사건 조사 참여를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발생한 충격적이고 슬픈 처형 사건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며 "유가족과 사미아 봉핑 의원, 글라우베르 브라가 의원에 연대를 보낸다"고 썼다.
kjy32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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