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中드론 100대 넘게 운용

입력 2023-10-05 16:37
한전·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中드론 100대 넘게 운용

구자근 "국가 핵심산업 시설서 中드론 사용 방지해야"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한국전력과 한국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DJI 등 중국 제조사 드론을 100대 이상 보유하면서 송전 철탑, 석유 입출하 시설 같은 중요 산업 시설 점검 용도로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5억3천만원을 들여 DJI 등 중국산 드론 85대를 구입해 전주 및 철탑 점검, 공사 현장 관리, 태풍·산불 현장 확인 등 용도로 쓰고 있다.

한전의 발전자회사 중에는 한국동서발전이 1억8천500만원을 들여 DJI 드론 세 대를 구입해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 설비 진단, 건설 현장 측량 및 데이터 수집, 저탄장 자연 발화 감시 등에 활용 중이다.

한국석유공사도 2천여만원을 들여 DJI 드론 3대를 구입해 국내 석유 입·출하 시설 촬영, 해외 생산 시설 촬영 등 용도로 운용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DJI 드론 19대를 가스 배관 주변 안전 점검 등 용도로 쓰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한국광해광업공단도 각각 4대와 2대의 DJI 드론을 현장 점검 등 용도로 쓰고 있다.

중국의 DJI는 개인 취미 용도에서부터 산업 안전 관리, 영화 촬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드론 제조사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본격화된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DJI 드론을 통해 사진과 영상, 지리 정보 등 민감한 정보들이 중국 당국에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군사 및 공공 분야 사용에 제한을 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DJI를 조달 금지 목록에 추가해 정부 기관이 DJI 드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구자근 의원은 "중국산 드론의 경우 정보 유출과 보안성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이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군사 시설과 국가 핵심 산업 시설에 대해서는 중국 드론의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