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석탄 발전소 폐쇄' 호주, 1년간 전기요금 20% 올라

입력 2023-10-05 14:05
'노후 석탄 발전소 폐쇄' 호주, 1년간 전기요금 20% 올라

생활비 부담 가중 속 주택 임대료도 급등…시드니가 가장 비싸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에서 전기요금이나 주택 임대료가 빠르게 오르면서 서민 생활비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5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호주 에너지감독청(AER)은 이날 발표한 '에너지 시장 현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 12개월 동안 전기 요금이 최고 20% 상승하는 등 2년 연속 해마다 20% 이상 요금이 뛰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기 요금이 급등한 것은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기 생산 단가가 뛰었고,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문제는 지금 같은 높은 수준의 요금이 앞으로 수년 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AER은 호주 정부가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 비중을 계속 줄이기로 한 여파로 인해 지금 같은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호주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 전력의 82%를 재생 에너지로 생산한다는 목표를 법제화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를 순차로 폐쇄하고 있지만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 시설 확대는 느리게 진행되면서 공급이 부족,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택 임대료 역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정보회사 프롭트랙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도시 주택 임대료의 중간값은 주당 평균 575호주달러(약 49만4천원)로 1년 전보다 10.6% 상승했다. 또 우리의 연립주택과 같은 유닛(unit)은 주당 550호주달러(약 47만3천원)로 19.6% 상승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주택과 유닛의 가격 차가 많이 벌어졌지만, 최근에는 해외 유학생과 이주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들이 즐겨 찾는 도심 내 유닛의 수요가 급증,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시드니가 중간값 기준 주당 650호주달러(약 55만9천원)로 가장 비쌌고, 이어 캔버라 600호주달러(약 51만6천원), 다윈 570호주달러(약 49만원) 순이었다.

이처럼 필수 생활비가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야당의 앵거스 테일러 의원은 "고금리 상황에서 주민 생활비 압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방 정부가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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