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中 경기부진까지'…4분기 아시아 증시 약세 전망
블룸버그, 자산운용사 대상 설문…닷컴버블 이후 3년 연속 하락 예상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올해 4분기 아시아 지역의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지역 내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아시아 증시가 일반적으로 4분기에 가장 강세를 보이지만 올해에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매파적 입장과 중국의 경기 부진, 유가 급등 등의 불안 요인이 상존한 가운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의 기술적 조정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수는 7월 말 고점 대비 이미 10% 가까이 하락했는데, 노무라 홀딩스나 IG아시아 등의 전략가들은 여러 리스크로 인해 올 4분기에 시장이 추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의 비공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은 4분기 아태지역 주요 지수가 5%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예상이 맞는다면 아시아 증시는 3년 연속 하락하는 것으로, 닷컴 버블 붕괴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하게 된다.
응답자 중 4명은 5~15% 상승을 예상했다.
IG아시아의 준롱옙 분석가는 "채권 금리 상승, 1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미 달러화, 중국의 경제 리스크 장기화, 역내 국가들의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 등 증시 하방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런 역풍이 지속되는 한 아시아 증시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아시아 증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중국의 경제 부진을 꼽았다. 중국과 미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2위였으며, 연준의 긴축 정책, 유가 급등, 일본 기업들의 실적 전망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은 소비 부진, 취약한 부동산 시장, 서방과의 긴장에 따른 수출 감소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아시아 태평양 국가 대부분이 중국을 주요 무역상대국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큰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아시아 증시에 비관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CMC 마켓의 티나 텅 분석가는 리스크는 커지고 있지만 "아시아 주식시장은 잠재력이 있다"면서 "이들 나라는 서구 중앙은행들과는 다른 통화정책 기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요인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아시아 증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 아시아 증시에서 두 달 연속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다. 글로벌 펀드의 중국 주식 비중 역시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의 아시아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키어런 칼더는 "연말까지 아시아 시장에 금리 및 유가 상승, 중국의 경제 회복 부진 등 여러 악재가 예상되며, 이는 글로벌 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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