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가나서 "중앙은행장 물러나라"…수천 명 시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서아프리카 가나에서 3일(현지시간) 경제난을 규탄하며 중앙은행 총재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모여 어니스트 애디슨(60) 중앙은행 총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중앙은행 본사로 행진하며 애디슨 총재가 생활비 상승, 실업, 생활고 등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 대부분은 장례식에서 주로 입는 붉은색, 검은색 옷을 입고 시위에 참여했다.
앞서 가나 중앙은행은 채무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지난해에만 53억 달러(약 7조2천억 원) 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공공 재정 강화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약 30억 달러(약 4조 원)를 지원받기로 했으나 경제난은 여전한 상황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율은 40%를 넘어서기도 했다.
비록 금, 코코아, 석유 등 자원 생산국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최근 직장을 잃은 에마뉘엘 콰르쿠(29)는 "애디슨이 가나 은행을 경영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2017년 취임한 애디슨 총재의 임기는 아직 2년 남아 있다.
상인 해피 아베주도르(45)는 "생활비 문제로 시위에 참여했다"면서 "아무도 우리 물건을 사주지 않는다. 아이들을 먹일 돈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가나 집권 신애국당(NPP)은 다음 달 예비 선거를 통해 내년 대선에 출마할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전 중앙은행 부총재인 마하무두 바우미아 부통령이 NPP 대선 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고 AFP는 전했다.
hanj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