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기국채 금리 2007년 이후 최고수준…긴축 장기화 인식 확산
10년물 4.7%·30년물 4.9%대…달러화도 연중 최고치 경신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기존 예상보다 오래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4.7%를 넘어섰다.
3일(현지시간)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11시 20분(미 동부시간 기준) 현재 4.77%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지난달 27일 4.5% 선을 돌파한 데 이어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 시간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90%로,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투자자들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소화하면서 금리 상승세를 견인했다.
FOMC 후 이어진 연준과 월가 주요 인사들의 발언들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전날 연설에서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금리를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서 얼마나 지속할 필요가 있는지라고 생각한다"며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전날 "연준의 작업이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해 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한 후 한동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정말 7% 금리로 가는 것이냐'란 질문에 "금리가 5%로 갈 것이라고 (지난해) 내가 말했을 때도 사람들은 '정말로 가는 것이냐'라고 물었다"며 "(7% 금리는)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노동시장 지표도 연준의 긴축 장기화 기대를 키웠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전월 대비 69만건(7.7%) 증가해 시장 전망치 880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구인 건수의 반등은 미국 노동시장의 초과 수요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채권 금리 상승과 맞물려 달러화 가치도 연중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 인덱스는 이날 오전 107.35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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