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누설?…바이든 '하원의장과 우크라 지원 합의' 발언 논란
백악관 '확인 거부'·하원의장은 '부인'…공화 강경파는 추궁 모드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의회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를 피하기 위해 처리한 임시예산안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빠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별도 이면 합의를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면서 실체에 대한 궁금증과 논란이 2일(현지시간) 증폭되고 있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매카시 의장의 해임 결의안 추진 방침을 밝힌 공화당 강경파 의원이 이를 물고 늘어질 태세를 보이면서 '이면 합의 존재' 여부가 공화당 내부 갈등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후 우크라이나 지원이 빠졌지만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임시예산안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음에 협상할 때 매카시 의장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관해 (합의를) 하나 했다. (믿을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별도 이면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자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실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반복되는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은 회피하면서 "의회에는 분명히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가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것 이상은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매카시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그걸 시사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그는 "별도 합의는 없다"면서 "누가 그런 것을 제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고 CNN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하원 외교위 소속의 민주당 의원도 '금시초문'이라는 분위기라고 CNN은 전했다.
한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부채한도 협상시 합의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본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파는 별도 합의 가능성을 추궁하면서 매카시 의장을 더 몰아붙이는 모습이다.
전날 하원의장 해임결의안 제출 방침을 밝힌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이날 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별도로 합의한 내용을 들으면 공화당 의원들도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에 대해 다르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임 결의안 제출 시점에 대해서는 "이번 주중"이라고 재확인하면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이 부결될 경우 또 낼 것이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 제출은 의원 누구나 제출할 수 있으며 제출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한편 백악관은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및 본 예산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현재 남은 지원 예산에 대해 "당분간 우크라이나의 긴급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는 되지만 장기적인 해법은 아니다"라면서 의회의 행동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지원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르면 3일부터 동맹국들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 방침을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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