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때문에…러·중·이란 선전전 X에서 탄력받는다
'관영매체 딱지' 떼자 '좋아요·리트윗' 상부상조 급증
"정보출처 판단 어려워져"…허위정보 고속도로 깔렸나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가 해당 계정이 국영 매체임을 알려주는 딱지(라벨)를 뗀 후로 러시아와 중국, 이란의 국영매체 계정의 상호작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가짜뉴스 추적 기관인 '뉴스가드'는 일론 머스크의 X 인수 후 정책 변화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 이란 등 3국 12개 국영 미디어 영어 계정의 상호작용이 70%까지 늘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X를 인수한 머스크는 올 4월 21일 '국가 연계'(국영) 미디어임을 보여주는 라벨을 계정 프로필에서 삭제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극단적으로 옹호한다는 평가 속에 소셜미디어 규제에 노골적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뉴스가드는 러시아, 중국,이란의 국영매체 각 4곳 등 총 12곳을 대상으로 X의 라벨 정책 변경 전 90일간(1월 21일∼4월 20일)과 이후 90일간의 계정 참여 측정 항목을 비교했다.
비교 기간 이들 12개 미디어 계정의 총 포스트(트윗)는 6만3천108개, 6만2천551개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에 대한 '좋아요'와 리포스트(리트윗) 개수는 총 293만개에서 498만개로 크게 늘었다.
러시아 관영 방송 RT는 국가 연계 라벨 제거 후 포스트의 상호작용은 130만개에서 250만개로 거의 2배 뛰었다.
이란 국영 방송 프레스 TV의 상호작용은 같은 기간 21만5천개에서 42만5천개로 97% 증가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과 중국 글로벌 타임스 역시 각각 63%, 26%씩 늘었다.
뉴스가드는 "(X의 정책 변화로) 이용자들이 더는 출처의 성격에 대해 투명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 중국의 선전원과 러시아, 이란 국영 매체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를 전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그 영향은 즉각적이고 극적이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개헌투표를 한 달여 앞두고 X가 허위 정보 등을 담은 포스트를 신고하는 기능을 삭제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오는 10월 14일 호주 원주민을 대변할 헌법 기구 건립을 묻는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X는 호주, 한국, 미국 등지에서 허위 정보를 담은 것으로 의심되는 포스트는 본사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플래그를 지정할 수 있었다.
작년 초 당시 X 경영진은 선거 중 이러한 기능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를 브라질, 필리핀, 스페인으로 확대했지만, 최근 들어 그 기능이 사라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호주 싱크탱크 '리셋 호주'(Reset Australia)는 공개서한을 내고 개헌투표를 불과 몇주 앞두고 이러한 조치를 삭제한 조치에 "극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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