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의 바이든 재선 '전략'…"다시는 넘어지지 않게 하라"

입력 2023-09-27 00:00
美백악관의 바이든 재선 '전략'…"다시는 넘어지지 않게 하라"

고령 논란 바이든, 테니스운동화 신고 전용기 탑승 때 짧은 계단 이용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고령 논란에 휩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전략' 중 하나로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넘어지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균형 감각을 키우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물리 치료사와 운동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이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테니스 운동화를 더 자주 신으며,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할 때도 이전보다 짧은 계단을 이용해 전용기 하부 입구로 들어간다.

그는 지난 6월 콜로라도주에 있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연설 후 자리로 돌아가다 바닥에 있는 모래주머니에 걸려 넘어졌고, 7월에는 에어포스원에 오르다 계단에서 살짝 비틀거려 잠잠하던 고령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이후 민주당 중진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단에서 연설을 마친 뒤 어디로 갈지 모르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의 사전답사팀에게 수개월간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11월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공개석상에서 넘어지는 악몽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까 봐 우려한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밥 돌이 선거를 몇 주 남긴 1996년 9월 유세 무대에서 떨어진 사고를 떠올린다. 당시 민주당은 73세인 돌을 50세인 빌 클린턴 대통령과 비교하며 고령 문제를 제기했다.

바이든 선거팀은 테니스 운동화 같은 조치가 공화당의 조롱 대상이 되더라도 카메라 앞에서 다시 넘어지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한다.

지난달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 설문조사에서 미국인 중 77%가 바이든 대통령이 4년을 더 재임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는 등 고령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척추 관절염과 골절 후 발 관절염을 진단받았는데 이 때문에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백악관은 2021년과 올해 공개한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검진 요약본에서 진단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백악관 대변인은 악시오스의 질의에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라며 "이 기사는 대통령이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을 위해 달성한 정말 실질적인 성과를 보도하는 대신 오랫동안 알려진 내용을 선정적으로 다루려는 언론의 유감스러운 관행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