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분기 실적 성장세 주춤…삼성SDI '나홀로 선방'

입력 2023-10-01 06:11
K-배터리 3분기 실적 성장세 주춤…삼성SDI '나홀로 선방'

유럽 전기차 판매 주춤…'LG엔솔 실적, 기대치 하회' 전망 우세

삼성SDI,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 개선…SK온은 적자 탈출 난망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올해 3분기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또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마저 둔화하는 가운데 K-배터리 3사의 실적 전망도 다소 엇갈리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K-배터리의 3분기 실적 경쟁에서 내실 경영을 펼친 삼성SDI가 판정승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유럽 전기차 판매 둔화…LG엔솔, 실적 성장세 주춤

1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5천219억원)보다 29.2% 증가한 6천744억원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4천606억원)와 비교하면 46.6%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 분기 영업이익에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 EV 리콜 충당금 관련 금액이 1천510억원이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규모는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 3분기 매출은 8조3천483억원으로 전 분기(8조7천735억원)보다 4.9% 감소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으나 이 같은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또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용욱 한화증권 연구원은 "유럽 지역 수요 부진, 테슬라의 라인 업그레이드, 예상보다 더딘 (GM과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의 램프업(생산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 증가 폭이 더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유럽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고, 테슬라 공장 업그레이드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으로 북미 지역 출하량 성장세도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

리튬 등 원재료 가격 급락도 실적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개 배터리 가격은 원자재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인데, 원재료 가격이 급락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구매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장기적 성장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4분기 유럽 고객사의 수요 회복, 미국 신공장 가동률 및 판매량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도 "전기차 성수기와 맞물려 유럽 주요 고객사 배터리 매입은 3분기 말∼4분기를 기점을 회복될 전망"이라고 했다.



◇ 삼성SDI, P5 등 프리미엄 모델 판매 호조…내실 경영 '결실'

삼성SDI[006400]는 전 분기보다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은 5천8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작년 동기(5천659억원)보다 10.1% 감소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 분기(4천502억원)보다는 13.0%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내실 위주 경영으로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 "P5 등 프리미엄 모델 위주로 대응하고 있어 경기 둔화 영향에서 비켜서 있다"며 "오히려 주요 고객사가 공급량 증대를 요청함에 따라 헝가리 2공장 신규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P5 배터리 비중이 3분기 50%를 넘어서면서 제품 믹스와 함께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판매에 집중하고 있어서 실적은 3사 중 가장 견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동공구 판매 부진으로 소형전지 실적은 둔화할 것으로 봤다.

삼성SDI의 장기 성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김지산 연구원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양적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코발트 프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보급형 라인업을 갖추는 시기에 점유율 상승 폭이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SK온, 3분기도 적자 탈출 어려워…4분기에 흑자 전환 전망도

SK온은 3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증권은 SK온의 3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1천531억원으로 전망했다. 2분기(영업손실 1천315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고객사인 포드 공장이 증설을 위해 6주 동안 가동을 중단하면서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포드 공장이 정상 가동하고 포드의 가격 인하로 F-150 라이트닝 주문이 급증하면서 SK온의 출하량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드의 판매 증가에 따라 SK온의 배터리 출하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2024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이 제시한 SK온의 3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60억원이다. 4분기에는 영업이익 358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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