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손 떼라'…우크라 EU 가입협상 이르면 12월 개시
전방위 개혁 뒤 실제 가입까진 수십년 걸릴 수도
"협상자체가 옛소련 영토에 대한 러 건섭 차단할 수단"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이 이르면 오는 12월 개시된다고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이 밝혔다.
메촐라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EU 회원국들이 이르면 12월 우크라이나와의 공식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러시아 침공 나흘 만인 2월 28일 EU 가입을 신청했고 같은 해 6월 23일에는 가입 후보국 지위를 받았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에서부터 후보국 지위 부여까지의 결정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다만 EU 정식 회원국이 되려면 정치·사법·경제 등 전 분야에 걸쳐 EU 기준에 맞는 대대적 개혁이 필요해 우크라이나가 실제 회원국이 되는 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게다가 EU 회원국 내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빠른 EU 가입을 두고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메촐라 의장이 이날 인터뷰에서 일부 회원국들의 경계와 적대감에도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한 명백한 지지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는 구소련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간섭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EU 가입 의향을 밝힌 다른 발칸반도 국가들에 대한 접근을 가속해야 한다는 일부 EU 지도자들의 생각을 반영한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메촐라 의장은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은 민족주의와 극우를 부추길 뿐이며 "극단적인 유럽회의주의(유럽의 통합에 반대하는 생각)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공식 협상이 오는 크리스마스 전에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12월에 가입 협상이 이뤄질지 결정은 다음 달에 우크라이나의 사법·부패 억제·시장 개방 진척 상황에 대한 보고서가 나온 후 12월에 회담을 가질 EU 장관들에게 달려있다.
메촐라 의장은 "우리가 달성할 수 없는 목표와 기한을 제시하면 최악의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몰도바와 알바니아도 EU 가입을 원하고 있어 회원국 수가 현재 27개에서 30개로 늘어날 수 있다는 데 대해 메촐라 의장은 "현재 EU의 경제 모델은 32~33개 회원국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그와 관련한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메촐라 의장은 회원국으로서의 혜택을 공유하기 위해 가입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EU 가입 후보국들에서도 휴대전화로 EU의 무료 로밍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예시를 들었다.
그는 "우리는 수년 동안 우크라이나를 유럽 전력망에 연결할 수 없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후 며칠 만에 이를 실행했다"며 "결국 정치적 의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몰타 출신인 메촐라 의장은 지난해 1월 유럽의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유럽의회 의장에 선출된 세 번째 여성이자 최연소 의장이었다.
메촐라는 2013년부터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해왔으며 학생 때 몰타의 EU 가입 운동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몰타는 2004년 EU에 가입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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