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테러혐의' 시크족 지도자 印 펀자브 지역 부동산 몰수
법원 명령 따라 캐나다 거주 SFJ 지도자의 토지·주택 몰수
加·印 외교 갈등 격화…"니자르건 정보 공유"vs"구체적 내용 없다"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 당국이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시크족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의 인도 내 토지와 주택을 몰수했다.
인도와 캐나다가 또 다른 시크족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나지르 암살사건으로 외교적 갈등을 빚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니자르와도 관련 있는 '정의를 위한 시크족'(SFJ) 지도자 구르파트완트 싱 판눈의 부동산을 압류함으로써 니자르 암살 배후에 인도 정부 요원이 있다는 캐나다 측 주장과 무관하게 '테러 단속'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24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등에 따르면 인도 대테러기관인 국가수사국(NIA)이 전날 북부 펀자브주 암리차르와 찬디가르시(市)에 있는 판눈의 토지와 주택을 몰수했다.
이번 조치는 NIA가 2020년 4월 판눈을 테러 혐의로 기소한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다.
인도 관리들은 NIA가 도주중인 피의자 부동산을 몰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판눈은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고, 미국에 본부를 둔 SFJ는 인도 당국에 의해 테러단체로 규정됐다.
NIA는 보도자료를 내고 몰수 조치를 확인하면서 "조사 결과 SFJ는 사이버 공간을 이용해 속기 쉬운 젊은이들을 급진화하고 테러 활동에 나서도록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판눈은 이 같은 일을 하도록 한 주동자라고 덧붙였다.
또 판눈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펀자브 지역 범죄 조직원들과 젊은이들이 시크족 나라 '칼리스탄' 건국을 위한 싸움에 나서줄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왔다고 설명했다.
NIA는 판눈이 최근 동영상을 통해 캐나다 내 힌두교도에게 인도로 돌아가라고 촉구하면서 캐나다에 있는 인도 외교관들을 위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니자르는 SFJ 캐나다 지부장으로서 판눈과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내 시크족 분리주의 운동단체 '칼리스탄 타이거 포스'(KTF) 지도자로도 알려진 니자르는 지난 6월 18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시크족 사원 주차장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인도 당국은 지난 2월 KTF를 테러단체로 규정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18일 니자르 암살사건 배후에 인도 정부 요원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촉발된 캐나다와 인도간 외교 갈등은 악화일로에 있다.
캐나다의 외교관 추방에 같은 조치로 맞선 인도는 캐나다인 비자 발급 중단, 캐나다에 대한 자국인 여행주의보 발령, 뉴델리 주재 캐나다 외교관 수 감축 요구를 한 상태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22일에는 캐나다가 수주 전 니자르 암살사건과 관련한 '신뢰할만한 주장'을 인도와 공유했다고 주장했으나 인도 당국은 공유한 정보에 증거는커녕 구체적인 사항이 전혀 없었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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