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끝나자 '매파 본색' 드러내는 연준 인사들…"긴축 더 해야"
'긴축 선호' 보먼 "유가 인상, 인플레 둔화를 되돌릴 위험 상존"
데일리 "내년도 물가 2% 어려워"…콜린스 "긴축 더 높고 오래 필요"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지 이틀 지난 22일(현지시간) 연준 구성원들이 긴축 정책을 더 강도 높고 더 오래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이날 콜로라도주 지방은행 행사에 참석해 "물가상승률을 적기에 2%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속해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보먼 이사는 특히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르고 이에 따라 최근 몇 달간 간 나타난 물가상승률 둔화를 되돌릴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판단했다.
보먼 이사는 통화정책이 대출에 미치는 영향이 기대보다 약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은행의 대출 기준이 엄격해졌음에도 경제활동을 유의미하게 둔화시킬 정도의 신용 축소가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보먼 이사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쥔 연준 구성원 가운데 가장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성향을 가졌다고 평가받아온 인물이다.
다른 연준 위원들도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그레이터 피닉스 리더십'이 주최한 행사에서 물가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일을 가능한 한 부드럽게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2024년에도 물가 상승률이 2%로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임무를 진정으로 완수하기 위해 해오던 일을 지속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데일리 총재는 연준 내에서 상대적으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으로 꼽혀온 인물이다. 올해는 투표권이 없지만 내년 투표권을 가진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역시 비슷한 견해를 표출했다. 그는 이날 메인주 은행권 행사에서 "금리가 기존 전망보다 더 높고 더 오래 유지돼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가 긴축은 확실히 정책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콜린스 연은 총재는 올해와 내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올해 투표권을 가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다른 행사장에서 미국 소비지출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소비 지출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금리를 5.0∼5.25%포인트 올렸을 때 소비지출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발표된 점도표에 따르면 다수 연준 위원은 올해 1회 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22명의 위원 중 12명이 연내 한 차례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고, 7명은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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