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관광업계 "중국인 단체관광 늘고 있지만…"

입력 2023-09-23 08:00
[길따라 멋따라] 관광업계 "중국인 단체관광 늘고 있지만…"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제자리 수준…"관광객 무기화" 시각도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중국 정부의 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관광 허용 방침이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다시 중국인 관광객(유커) 유입이 되면 국내 소비가 증가하고 국내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는 곳이 많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잠재 소비 증가액은 약 3조5천992억원에서 6조9천584억원가량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15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고 올 한해 200만명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관광업계는 유커 유입을 반기면서도 내심은 다소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유커들은 상당수가 자국민들이 세운 숙박 시설과 자국민이 운영하는 식당을 이용해 이러한 수치가 체감되는 것과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으로 한국행 단체 관광을 전면 금지했다.



당시 여파로 수많은 통역과 관광해설사 등은 다른 방면으로 일거리를 찾아야 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정치적인 사태가 발생해 유커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면 국내 관광업계는 또다시 홍역을 앓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관광객들을 정치적인 데 활용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서도 단체여행을 허용했지만,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수) 방류 사태 여파로 방일 여행객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박강섭 전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은 "중국은 관광객을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벌써 1인당 웃돈 주고 중국인 관광객을 사 오는 '마이너스 투어 피'(Minus tour fee) 싸구려 여행까지 나온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민도 이런 데 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최근 중국 베이징의 'K-관광 로드쇼'에 참석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면서도 관광 트렌드를 반영해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장 차관은 "중국인 관광 시장을 프리미엄 관광 위주로 전면 업그레이드하고, 웰니스(wellness·종합적 건강)나 고부가가치 의료 관광 등을 구상·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제럴드 S.A. 페레즈 괌정부관광청 부청장을 만나 이와 관련된 문제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페레즈 부청장은 "우리는 중국보다는 한국과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더 집중할 예정"이라며 "중국 관광객이 가진 가장 큰 리스크는 정치적인 데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관광청 관계자는 "사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유럽 관광객이 떠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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