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유사시 대만 동부에 미군 진입 차단 훈련 주력"

입력 2023-09-22 11:30
"중국군, 유사시 대만 동부에 미군 진입 차단 훈련 주력"

작년 8월 대만 봉쇄 무력시위 이후 '지역 거부' 훈련 강도 높여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들어 미군의 대만 동부 진입을 차단하는 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대만 포위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험한 지형으로 접근이 쉽지 않을뿐더러 지리적으로 유사시 미군의 진입로가 될 대만 동부 지역 공략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에서 중국군의 J-10·J-11·J-16 전투기와 H-6 폭격기, KJ-500 조기경보기, Y-9 수송기, Yu-20 공중급유기, CH-4 무인기 등 군용기 103대와 군함 9척이 포착됐다.

군용기 103대 가운데 수호이(Su)-30 전투기 10대 등 40대가 대만해협 중간선과 그 연장선인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 및 동남 공역에 출현했다.

지난 16일에도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섬 주변에서 중국 군용기 55대와 군함 7척의 활동이 탐지됐다.

이달 초 중국 항공모함인 산둥함 전단이 대만 최남단 어롼비에서 동남쪽으로 60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 서태평양으로 향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WSJ은 근래 더 많은 수송기와 공중급유기가 전투기와 함께 대만 동쪽으로 비행하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전투기의 장기리 전투 능력 점검과 향상에 중점을 둔 것으로 대만 동부 공략이 목적이라고 짚었다.

인민해방군은 유사시 미군의 진입을 어떻게 차단할지가 '대만 통일 전쟁'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이를 위한 이른바 '지역 거부 전략' 목표 달성에 주력해왔다.

중국은 작년 8월 2∼3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삼아 같은 달 4일부터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하면서 미 항공모함 등의 대만 진입 등을 견제하는 훈련을 했으며, 이후 이 같은 지역 거부 훈련의 강도를 높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국방부 쑨리팡 대변인은 "인민해방군이 이전보다 더 많은 전투기와 드론을 투입해 섬을 포위하는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방전문가로 지난 2년여간 인민해방군 활동을 매일 추적해온 벤 루이스는 "중국군의 유사시 미군 대응 차단 훈련 (수준)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중국군이 침공 때 대만 동쪽으로 우회해 핵심 군사시설을 공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만 동부의 화롄과 타이둥에는 중요 군사 기지가 많다.



대만군은 최근 인민해방군의 이 같은 공세적 훈련에 실전훈련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양안(중국과 대만) 경계선이라고 할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에 대해선 돌발상황 처리 규정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대만 연합보는 국방부가 전날 최전선인 진먼다오와 맞닿은 중국 푸젠성 다청만 일대 등의 인민해방군 육군 소속의 장거리 포병·미사일 부대 배치 상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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