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크라전 탓 러시아와 밀착할 수밖에" 中학자 발언 삭제

입력 2023-09-21 10:54
"중국, 우크라전 탓 러시아와 밀착할 수밖에" 中학자 발언 삭제

中외교부 저널에 실렸으나 온라인서 삭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고립정책으로 인해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중국 학자의 인터뷰 기사가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 러시아연구소 우다후이 부소장의 해당 인터뷰는 중국 외교부 산하 저널 '월드 어페어스' 9월호에 실렸으나 지난 19일 온라인판에서 삭제됐다.

우 부소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양측은 서방에 대한 불신을 공유하고 있지만 기존 국제 규칙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국제 규칙이 서방에 의해 지배된다며 이를 제거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중국은 글로벌 정치·경제적 질서의 방식에 따른 최대 수혜자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우 부소장은 지난달 모스크바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돌아보고 온 뒤 이 같은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갈수록 '비 서구 진영'의 일원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중국이 러시아와 세계 최장인 4천300㎞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에 맞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이어 "그러한 상황은 러시아와 중국이 계속해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우 부소장은 러시아가 중국과 더욱 밀착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다극화가 가속하고 러시아와 중국이 같은 편인 한 세계가 냉전 종식 후 미국이 패권을 쥔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1차 국제안보회의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좋은 이웃, 충실한 친구라고 말했다.

우 부소장은 여기에다 쇼이구 장관이 미국·서방의 무기, 우크라이나 전쟁포로들로부터 얻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 전술 정보를 동맹, 파트너들과 공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서방은 중국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략을 끝내도록 압박을 가해주길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며 오히려 더욱 밀착해 우려하고 있다.

우 부소장은 "국제 경쟁과 전략 게임에서 러시아는 스스로 국제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며 그 어느 때보다 더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국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 더 이상 싸울 수 없는 내년 봄까지는 평화의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진정한 협상 의지가 형성되고 평화의 기회가 찾아오면 그때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 10주년을 맞아 다음 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왕 부장에게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중러 정상회담이 약 7개월 만에 다시 열리게 된다. 또한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후 푸틴 대통령이 처음 찾는 해외 방문지는 중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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