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수출전망지수 90.2…'수출 플러스' 전환기대 '먹구름'
유가 급등에 수요부진·원가상승 부담…'수출효자' 자동차도 악화 전망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정부가 4분기 중에는 월간 수출이 전년 대비 늘어나는 '수출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고유가 여파 속에서 4분기 수출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90.2를 나타냈다고 20일 밝혔다.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무역협회가 매 분기 시작 전 2주에 걸쳐 2천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중간값인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무역 전망을 밝게, 낮으면 무역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1분기 81.8까지 떨어졌던 EBSI는 2분기 90.9를 거쳐 3분기 기준선 위인 108.7까지 올랐는데 이번에 다시 기준선 밑으로 떨어져 수출 부진 우려가 커졌다.
무역협회는 최근 가파른 유가 상승이 수요 부진, 원가 상승, 경기 둔화를 초래하여 수출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브렌트유, 두바이유 등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 100달러를 향해가는 추세다.
15개 품목별로는 전 항목에서 4분기 EBSI가 100 미만으로 집계됐다.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69.5), 섬유·의복제품(75.5) 업종 기업들이 4분기 수출 전망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수출 부진 속에 역대급 수출 기록을 세우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자동차·자동차 부품도 4분기 EBSI가 77.4로 조사돼 수출 전망이 어두워졌다.
반도체 품목의 EBSI는 99.3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는 세계적으로 자동차 공급 병목 현상을 초래한 차량 반도체 수급난 해소로 지연됐던 대기 수요가 대부분 해소됐고, 미국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경쟁이 확대되면서 수출 호조세가 약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협회 김나율 연구원은 "수출 기업이 수요 부진, 원가 상승, 단가 인하 압력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수입 원자재 할당 관세 적용을 연장·확대하고, 수출 기업에 무역 금융, 수출 바우처 등 실효성 있는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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