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서린 '영국 식민시대' 의사당 시절 마감하는 인도

입력 2023-09-18 20:43
애환서린 '영국 식민시대' 의사당 시절 마감하는 인도

18일 옛 의사당서 마지막 회의…모디 총리, '감회 어린' 연설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 의회가 식민 지배 시절 지어진 의사당 시대를 마감했다.

18일(현지시간) 옛 의사당에서 마지막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다음날인 19일부터는 새 의사당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인도 연방하원 의원들은 이런 점을 감안, 이날 여야 가릴 것 없이 특별회기 개막일 회의에 참가했다고 인도 매체들이 전했다.

10년째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의회에서 옛 의사당 시대를 마감하는 의미의 연설을 했다.

모디 총리는 우선 75년 인도 의회 여정의 최대 업적으로 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계속 깊어진 점을 꼽았다.

또 자신이 의사당에 처음 들어온 때를 회상하며 국민들의 사랑을 그토록 많이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집안이 가난해 철도역 플랫폼에 살아온 소년이 커서 의회에 들어오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도 했다.

모디 총리는 뉴델리에서 지난 9일부터 이틀간 개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부각하면서 이는 어느 개인이나 정당의 성공이 아니라 14억 시민들의 성공이라며 몸을 낮췄다.

1947년 독립 이후의 의회 여정을 거론하면서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가 의사당에서 한 유명한 '운명과의 밀회'(Tryst with Destiny)라는 연설을 상기하면서 이는 앞으로도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네루가 1947년 8월 15일 자정을 전후해 한 이 연설은 영국 식민 지배에 맞서 펼쳐온 인도 독립운동의 감격스러운 승리와 의미를 언급한 것으로 20세기 최고의 연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모디 총리는 독립 100주년이 되는 2047년에는 인도가 선진국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가까운 장래에 하는 모든 결정은 새 의사당에서 이뤄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방하원 의원들은 내일부터는 나흘 남은 특별회기 활동을 새 의사당에서 하게 된다.

뉴델리 도심의 원형 건물인 옛 의사당은 1927년 1월부터 인도가 독립한 1947년 8월 15일까지 영국 제국 입법협의회 건물로 있다가 인도가 독립한 1947년 8월부터 1950년 1월까지는 제헌의회 건물로 기능했다. 이후 연방 상·하원이 들어섰다.

옛 의사당 맞은 편에 자리한 삼각형 건물인 새 의사당은 4층짜리로 상·하원 의석이 1천272석으로 옛 의사당보다 약 500석 많다.

새 의사당은 도심 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 착공돼 2023년 5월 준공됐다. 비용으로 1억2천만달러(약 1천600억원)가 들었다. 야권은 새 의사당이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이유로 준공식 행사에 불참하기도 했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