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벤처 투자 31% 급감…7년 만에 최저
올해 상반기 3천72건, 35조4천억원 투자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성장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한때 유니콘 기업(거대신생기업)을 잇따라 탄생시켰던 중국 스타트 업계에 대한 투자가 급감,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미 CNBC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중국 벤처캐피털은 올해 상반기 3천72건에 267억 달러(약 35조4천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연간 환산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1.4% 감소한 것으로, 2016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 규모도 대부분 소규모였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 2분기 투자 규모는 4개 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둔화하고 미·중 긴장이 금융 분야로 확산하면서 이미 침체해 있던 시장 심리를 더욱 약화시켰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가 감소한 것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때 초기 단계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벤처캐피털은 외국 기관에서 수십억 달러를 조달해 중국 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뒤 이들 스타트업을 미국 시장에 상장해 수익을 얻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중화권을 제외한 곳에서 투자가 이뤄진 거래는 전체 거래의 10% 수준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특히 미국 달러화 표시 펀드는 단 3개만이 성공적으로 자금조달 목표를 채운 것으로 조사됐다.
피치북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미국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우려를 비롯해 중국 경기 둔화와 IT(정보기술)업계에 대한 단속 등 각종 요인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인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홍콩에서 기업공개(IPO)에 대한 시장 심리가 여전히 침체돼 있어 투자금을 회수하는 벤처 투자의 최종 단계에서도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엑시트(투자금 회수)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 177건에서 130건으로 줄었으며 규모도 1천2억 달러에서 775억 달러(103조 원)로 감소했다.
1억 달러가 넘는 이른바 '메가딜'의 연간 환산 가치는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고 피치북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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