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서 1년 반 동안 외국인 자금 250조원 빠져나가
블룸버그 "중국의 다른 세계 시장과 분리 가속화"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최근 1년 반 동안 중국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금이 25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금융 시장의 다른 세계 시장과 분리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치를 산출한 결과 중국 내 주식과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금 총액이 2021년 12월부터 지난 6월 말까지 1천880억 달러(약 249조5천억 원), 약 17% 감소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지난 한 달간 중국 증시에서 유출된 자금은 사상 최대인 120억 달러나 됐다.
글로벌 자금의 '차이나 엑소더스'는 몇 년간 지속된 강력한 코로나 방역 규제와 부동산 시장 위기, 서방 세계와 지속적인 긴장 관계와 맞물려 있다.
BNP파리바의 즈카이 천 아시아 및 세계 이머징마켓 주식 부문 책임자는 "외국인들이 그냥 수건을 던지고 있다(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과 소비 지출 둔화를 거론하면서 "이런 점들에 대한 실망감으로 많은 외국인 투자자가 자신들의 (중국에 대한) 위험 노출(exposure)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11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머세드세라의 가우라프 판탄카르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 리스크는 지방정부가 자체 자산을 담보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특수법인(LGFV)과 과도한 주택 재고, 인구 구조, 규제 변동성, 지정학적 고립 등 여러 가지"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중국을 피하라'라는 테마가 투자자들 사이에 가장 큰 신념 중 하나가 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을 떠나자 위안화가 매도 압력에 놓이면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1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씨티그룹과 JP모건 등 월가 대형은행들은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5%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빠르게 중국화가 진행되고 있는 홍콩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유입도 2020년 말 이후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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