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유상증자 '흥행' 성공…10조원 '뭉칫돈' 몰려
실권주 일반공모 경쟁률 67.77대 1 기록…9.6조원 청약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나선 유상증자에서 10조원에 가까운 뭉칫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1천41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청약에 9조5천584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들어왔다고 15일 공시했다. 청약 경쟁률은 67.77대 1이다.
이번 공모는 실권주 101만336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1∼12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청약에서 모집 주식수 819만주 중 초과청약 29만5천806주를 포함한 717만9천664주 청약을 받아 87.66%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신주 1주당 발행가액이 13만9천6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사주와 구주주를 대상으로 이미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에서 1천410억원을 추가 조달, 이번 유상증자로 총 1조1천400억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정유, 화학, 전기차 배터리, 윤활유 등의 사업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이면서도 성장성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는 점이 유상증자 청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2023 울산포럼'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구조적으로 유상증자하는 물량의 20%를 우리사주로 배정할 수밖에 없는데, 개인별 한도가 있어 이를 맥시멈(최대)으로 하더라도 우리사주에 배정된 물량의 80% 이상을 소화할 수가 없다"며 "일반 청약 쪽에서 잘 정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우리가 빨리 성과를 내고 주가를 올려 보답을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 조달 금액의 70% 이상인 8천277억원을 미래 에너지 영역 투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개발(R&D) 기반 조성에 사용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나머지 3천156억원은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유상증자 추진 발표 당시에는 3천500억원을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미래 투자 규모를 유지하고자 발행가액 변경으로 감액된 부분을 채무상환에 반영했다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SK이노베이션 신주는 다음달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당초 다음달 4일 상장 예정이었으나, 임시공휴일(10월 2일) 지정으로 증권시장이 휴장하면서 하루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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