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의 대만 주변 대규모 훈련, 기습공격 예고편일 수도"
홍콩매체 "대만이 中군사훈련에 익숙해지게 만든 뒤 기습 가능"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군이 최근 대만 인근에서 연일 대규모 군사 훈련을 펼친 가운데, 이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기습 공격 전략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중국이 최근 각기 다른 전구(戰區)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을 에워싸는 대규모 무력시위를 펼친 것은 대만과의 전쟁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의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나흘간 최소 143대의 중국군 군용기와 56척의 중국군 군함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3일 오전 6시부터 14일 오전 6시까지 중국군 군용기 68대와 군함 10척이 대만해협 주변에서 활동한 것을 식별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하루 동안 대만을 위협한 최대 규모 무력시위다.
국방부는 이어 이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18대의 중국군 군용기와 14척의 군함이 대만 주변에서 탐지됐으며, 대만군이 그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인민해방군과 가까운 소식통은 실제로 대만을 에워싸는 훈련에 동원된 중국군 군용기의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군 J-20 스텔스 전투기들도 이번 훈련에 참여했지만, 대만의 레이더 시스템이 해당 첨단 항공기를 탐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소식통은 "중국은 미국이 F-35 전투기를 역내에 배치한 것에 대응해 현재 200대 이상의 J-20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군용기들의 최근 고강도 시위는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이 서태평양에서 합동훈련을 벌이는 것과 동시에 펼쳐졌다.
앞서 중국군 동부 전구와 남부 전구 소속 전함 42척이 산둥함의 훈련에 참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군 동부 전구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관할 조종사와 지상 병력이 낯선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훈련을 위해 원거리, 교차 전구 훈련을 펼쳤다고 밝혔다.
동부 전구는 해당 훈련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종사들이 10시간 이상 논스톱 비행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Su-30, J-10, J-16 같은 전투기들이 밤과 낮에 비행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훈련은 정비, 급유, 무기 교체, 긴급 대응 등을 아울렀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은 SCMP에 해당 훈련에 참여한 전투기들이 대만을 에워싸는 중국군의 정기적 순찰 활동에도 참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을 에워싸는 다른 훈련처럼 교차 전구 훈련도 대만해협과 서태평양 지역에서 일상화됐다"며 "이는 대만 유사시를 위한 전투 대비 태세 훈련의 일환"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각기 다른 전구의 병력을 동원하는 것은 인민해방군이 미일 연합군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에 대처하는 데 유리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대만 군사전문가 루리시는 인민해방군이 최근 훈련에 전략지원군, 로켓군, 정보 담당 부대도 참여시켰을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그는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겨냥한 새로운 전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대만인들이 중국군의 고강도 훈련에 익숙해지게 해 경계를 느슨하게 만든 후 실제로 결심이 섰을 때 기습 공격을 감행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군은 지난해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대만을 사실상 봉쇄하는 고강도 훈련을 펼쳤다.
또 올해 4월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만난 것에 반발해 산둥함을 동원한 대만 포위 훈련을 벌였다.
루리시는 "현재 인민해방군의 대규모 훈련은 아무런 이유 없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공식적으로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고강도 훈련을 반복해) 대만인들이 경계를 늦추게 만들려는 중국의 심리전의 일환일 수 있다"고 짚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