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 "러, 한미 도발 우려해 北 ICBM 개발 돕지 않을 수도"
"中, 경제문제로 美와 안정 유지해야…北처럼 러 지원할 준비 안 돼"
"동북아 안보 대립 심화로 한반도 비핵화는 가까운 미래에 비현실적"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을 우려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가 관측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러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위성 분야 협력에 대해 "러시아가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을 지원하거나 북한이 우주발사체 분야에서 직면한 듯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과 관련해 "일정한 제한이 있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하면서 "러시아가 ICBM 재진입 기술이나 다른 미사일 기술 등 북한이 요청한 내용 일부는 거절했다는 암시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푸틴은 미국과 한국이 러시아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자극하는 것을 피하고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를 비롯한 '제한'(restriction)을 북한을 돕지 않는 구실로 삼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푸틴은 북한의 ICBM 프로그램을 지원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첨단무기 요청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계산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이온 전 보좌관은 북러 정상회담으로 한미일 대(對) 북중러 대립 구도가 강화됐다는 평가에 대해 "북러 정상회담이 분명히 북러 양자관계를 강화하겠지만 북중러 3자 블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김정은의 열렬한 지지와 전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살상용 군사물자 제공은 중국이 러시아에 지원할 준비가 된 수준을 훨씬 능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달리 중국은 특히 경제 문제 때문에 미국과 조금이라도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미국의 너무 큰 반감을 사지 않으려고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의 영향력과, 미국과 동맹의 관계 약화라는 목표를 러시아와 북한과 분명 공유하고 있지만 중국의 이해관계는 동맹들(러시아와 북한)과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미일이 북중러 협력 확대에 집단 억제력 강화 등을 통해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하고서 "불행히도 동북아시아 안보 환경이 갈수록 대립적으로 변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는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미래에는 비현실적인 목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지원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무기 거래에 대한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대량의 포탄을 지원하는 게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하는 엄청난 양의 포탄을 고려하면 북한의 포탄 지원은 러시아가 전쟁 노력을 지속하는 데 질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양적으로 분명 도움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전쟁이 향방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원 역할을 할 북한인을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에 보낸다든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깊이 직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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