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통일 의지 강조?…中 "양안 고속철 조속히 건설해야"
최근 수년간 양안 고속도·고속철 계획 잇따라 발표…中누리꾼들 "통일 기대"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 고조 속에 중국 본토와 대만을 잇는 고속철도 조기 건설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거시경제 주무 기구인 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충량 부주임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대만해협을 쉽게 건너고자 하는 양안 민중의 꿈을 조속히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과 마주 보는) 푸젠성은 최근 수년간 입체적인 교통망을 구축했으며 이미 대만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 능력을 갖췄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양안 각계는 오랫동안 중국 본토와 대만을 직접적으로 잇는 교통 인프라 구축을 고대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안 고속철은 더 많은 대만 상품이 중국∼유럽 국제 화물열차를 이용해 유라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촉진하고, 양안 동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2021년 발표한 국가 종합 입체교통망 계획 요강에 2035년까지 푸젠성 푸저우와 타이베이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 추진 방안을 담았다.
작년 7월에는 국가 도로망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5년까지 베이징∼타이베이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포함했다.
이 고속철도망은 베이징에서 푸젠성 푸저우까지는 이미 완공돼 고속열차가 운행 중이다.
1996년 중국 학자가 해저터널 건설을 처음 제안한 이후 지난 20여년간 양안을 잇는 교통망 건설 방안이 다양하게 거론됐다.
중국 당국의 양안 교통망 건설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현지 매체들은 폭 150㎞가량인 대만 해협에 해상 다리와 해저터널 건설 가운데 어떤 것이 적합한지를 거론하며 어떤 방식이든 중국은 이미 시공할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밀착한 대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집권한 이래 양안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대만을 수복해야 할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며 무력 통일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중국이 거듭 양안 교통망 건설 계획을 밝힌 것은 통일 의지를 과시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충량 부주임의 양안 고속철 조속 추진 발언 이후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조속한 통일 실현을 기대한다"는 등 통일과 연관 짓는 글들이 잇따랐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