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대통령, 아들 재무차관에 임명…"가족기업인가" 비판
경제난 속 조카는 관광차관으로 임명, 비판 쏟아져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재선 임기를 시작한 에머슨 음낭가과(80) 짐바브웨 대통령이 아들을 재무 차관으로 임명해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일 취임한 음낭가과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들 데이비드(34)가 포함된 내각 각료 후보자 명단을 발표해 대중의 분노를 샀으나 이들 26명은 지난 12일 그대로 취임했다.
또한 음낭가과 대통령의 조카인 통가이는 관광부 차관에 임명됐다.
이에 짐바브웨인들 사이에서는 음낭가과 대통령이 나라를 "가족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짐바브웨인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에 "짐바브웨는 서서히 가족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음낭가과 유한회사(Ltd)"라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사람은 "지금 왕조가 탄생하고 있다"고 썼다.
짐바브웨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생활비용 위기 등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달러 대비 짐바브웨 통화 가치가 약 2주 만에 반 토막 나기도 했고, 국가부채도 많다.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의 경제학 교수인 기프트 무가노는 대통령의 아들을 재무차관에 임명한 것이 국가 경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이는 분명한 정실인사이며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지난 25년간 부진했던 만큼 우리에게는 지금 경제를 제대로 끌고 갈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달 대학에서 법학 학위를 딴 데이비드는 취임식 후 기자들에게 자신이 차관으로 임명된 데 대해 "기쁘면서 놀랍다"고 말했다.
제1 야당인 변화를위한시민연합당(CCC) 대표는 각료 명단에 음낭가과 대통령의 측근 부부도 포함됐다면서 "친구와 가족, 충성파, 가장 자격 없는 사람들로 구성된 이번 내각은 짐바브웨 독립 후 최악"이라며 "음낭가과가 또 한 번 리더십 기회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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