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첸나이-블라디보스토크 무역항로 개설에 '속도'

입력 2023-09-14 14:57
인도, 첸나이-블라디보스토크 무역항로 개설에 '속도'

러시아와 전통적 우호관계…G20 공동선언도 중재 나서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인도와 러시아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와 인도 남동부 첸나이를 잇는 무역항로 개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항로는 2019년 개설에 합의했으나 아직 운용되지 않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닷새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 중인 사르바난다 소노왈 인도 해운항만부 장관이 지난 12일 이 무역항로의 조기 개설 의사를 피력했다.

소노왈 장관은 이를 위한 워크숍을 다음달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첸나이에서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방해양회랑'(EMC)이란 이름이 붙은 이 항로가 개설되면 러시아 극동 해상화물이 인도 항구에 닿는 시간이 기존의 40일에서 24일로 16일 줄어든다.

그는 성명에서 "이 동방해양회랑의 운용은 인도와 러시아 간 무역관계를 새로운 시대로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동방해양회랑은 중국과 인접 국가들간 영유권 분쟁이 이어지는 남중국해를 통과하는 것이어서 회랑 개설문제가 어떻게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노왈 장관은 이어 13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알렉세이 체쿤코프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을 만나 북극해 항로 개발을 위해 러시아와 협력하는 방안에도 관심을 표명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두 장관이 북극해 항로는 물론 동방해양회랑 운용 가능성 등 양국 간의 다양한 해양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또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러시아국립해양대에서 인도 선원들을 훈련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소노왈 장관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인도가 지난 9일과 10일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인도와 중동, 유럽을 잇는 철도·항만 연결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인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서 러시아와 전통적 우호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러시아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인도는 또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완화된 표현이 담기도록 중재하기도 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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