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형 라이브 공연 통제 강화…티켓 실명제·반입 물품 단속

입력 2023-09-14 09:49
中 대형 라이브 공연 통제 강화…티켓 실명제·반입 물품 단속

암거래 단속과 함께 돌발 집단행동·당국 비판 차단 포석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티켓 판매 실명제를 도입하고, 공연장 반입 물품을 엄격하게 단속하는 등 대형 라이브 공연 통제를 강화했다.



1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와 공안부는 전날 관객 5천명 이상 콘서트와 음악제 등 대형 상업성 공연 활동에 대한 관리 강화 규범을 발표했다.

이 규범에 따르면 공연 티켓은 신분증을 제시한 뒤 1인당 한 장만 구입할 수 있으며, 공연장 입장 때도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공연 주최 측은 전체 티켓의 85% 이상을 사전 공개적인 방식으로 판매해야 하며, 나머지 표도 공연 시작 24시간 이내에 실명제로 판매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블랙 리스트'에 올려 공연 허가 등과 관련해 당국의 엄격한 관리·통제를 받게 된다.

또 공연 티켓 판매 플랫폼의 티켓 재판매나 티켓 판매 데이터 조작 행위, 공연 관련 유언비어 유포, 사생활 침해, 소란 행위 등 불법 행위를 엄격히 단속하도록 했다.

사전에 허가받은 것과 다른 내용의 공연이나 립싱크, '가짜 연주'도 금지된다.

관람에 영향을 미치는 물품 반입이 금지되며 주최 측은 공연장 내 순찰을 강화해 관람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공연 규제 강화는 실명제를 도입, 티켓을 빼돌려 고가에 암거래하는 폐단을 막으려는 목적과 함께 관객들의 돌발적인 단체 행동이나 공연자가 당국을 비판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6일 산시(陝西)성 시안에서 열린 중국 아이돌 그룹 티에프 보이즈(TF BOYS)의 10주년 콘서트 때 대규모 팬들이 깃발을 들고 도로를 점거하는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한동안 시안의 대규모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됐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또 콘서트의 보안이 강화돼 흉기나 형광봉, 레이저 펜, 현수막, 악기 반입이 금지됐고, 일부 콘서트 주최 측은 A4용지 반입도 불허했다.

A4용지 규제는 작년 11월 엄격한 방역 통제 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반발,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에서 번졌던 '백지 시위'가 재발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중앙통신사는 분석했다.

공연 내용 통제 강화는 최근 코미디언들의 토크쇼 풍자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 5월 코미디언 '하우스'가 토크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군 건설' 발언을 패러디했다가 퇴출당하고, 소속사와 공연 극장이 각각 1천470만위안(약 26억8천만원)과 10만 위안(약 1천800만원)의 벌금과 몰수 처분을 받았다.

이어 지난 6일에는 유명 여성 코미디언 리보(李波)가 토크쇼에서 "가난할수록 일을 많이 한다"고 현실 풍자 발언을 했다가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당국은 이들의 발언이 부적절했으며 사전 허가받은 내용과 달랐다고 지적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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