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간첩법' 강화 후 테슬라 통제 강화…운행 막고 충전 제지

입력 2023-09-13 16:49
中 '반간첩법' 강화 후 테슬라 통제 강화…운행 막고 충전 제지

누리꾼들 "테슬라 상하이 공장 폐쇄해야" 불만 토로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처벌을 강화한 개정 반간첩법 시행 이후 미국 전기차 테슬라에 대한 통제가 강화됐다고 신랑재경 등 현지 매체가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중국의 한 도시의 공공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하려는 테슬라를 경찰 3명이 제지했다.

운전자는 "테슬라는 국가가 허가한 신에너지차이며 공공 충전소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시설"이라며 " "왜 충전을 막느냐. 법적 근거가 뭐냐"고 따졌지만, 경찰은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촬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운전자의 휴대전화를 뺐기도 했다.

운전자는 "테슬라를 구매한 것이 죄란 말이냐"고 불만을 토로했고, 누리꾼들은 "테슬라를 통제하려면 상하이 생산공장을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동조했다.

앞서 지난 2일 저장성 항저우에서 경찰이 테슬라가 고가도로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왔다.

당시 이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차량은 자유롭게 고가도로를 운행했다.

테슬라 운전자가 "다른 차량은 운행하는데 왜 나만 막느냐"고 항의하자 경찰은 "임시 통제 중"이라며 "테슬라는 고가도로 아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는 당시 군부대나 고위 인사의 차량이 이 고가도로를 운행했다고 보도했으나 현지 공안당국은 "테슬라 운행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최근 후베이성 우한의 철도 공안이 '열차역 내 주차장에 테슬라를 주차할 수 없다'는 공지문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후난성 웨양시 싼허공항 주차장 입구에 '기밀 관제 구역에 테슬라 진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공항 관계자는 "테슬라의 '센트리 모드'가 기밀 시설을 녹화해 유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센트리 모드는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가 수상한 상황을 감지하면 터치스크린에 경고메시지를 띄우고 알람이 작동되면서 주변을 녹화하는 기능이다.

작년에도 장쑤성 우시의 한 병원이 테슬라의 주차장 출입을 막고, 장시성 한 방송국에 입구에 테슬라 출입 금지 안내판이 설치된 바 있다.

안후이성 전 검찰관 선량칭은 "반간첩법 강화 이후 자동화 수준이 높은 아이폰과 테슬라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입장에서는 이들 기기의 통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7월 간첩 행위의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한 개정 반간첩법을 시행했으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간첩 신고를 독려하는 캠페인도 벌였다.

또 최근 중앙정부 기관 공직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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