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잭슨 감독, 뉴질랜드 개발논란 토지 매입…"개발 막겠다"
수년 전부터 웰링턴 셸리 베이 개발 반대해…부지 매입해 개발 막아
"주택난 해결에 도움 안 돼" 비판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 영화 등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출신 피터 잭슨 감독이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개발 논란이 되는 토지를 매입해 개발 프로젝트를 막겠다고 밝혔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잭슨 감독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일부는 주택난 해결에 방해만 된다며 비판하는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오스트레일리아에 따르면 지난 1일 잭슨 감독과 그의 아내 프랜 월시는 웰링턴 셸리 베이에 있는 옛 군사 기지 부지를 매입하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한 부동산 개발회사가 5억 뉴질랜드달러(약 3천900억원)를 투입, 개발해 350채의 아파트와 호텔, 양조장 등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일부 지역 주민들은 해변을 파괴한다며 반대했고,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들도 2년 가까이 토지를 점거하고 있었다.
잭슨 감독도 이전부터 이 지역의 개발을 반대했다. 그는 2019년 웰링턴 시장 선거에서 셸리 베이 개발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후보에게 3만 뉴질랜드달러(약 2천350만원)를 기부하고, 개발 반대 단체를 위한 법정 소송 비용도 지원했다.
잭슨 감독은 이 부지를 사들이기로 결정한 뒤 성명을 통해 "기존의 건물 두 채를 복원하는 것 외에는 부지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며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예술과 주민 여가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를 위해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잭슨 감독의 발표에 인근 주민들은 대체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웰링턴의 주택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토리 와나우 웰링턴 시장은 "이번 개발로 저렴한 주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질랜드 헤럴드는 이번 일이 지진에 취약한 건물, 대중교통 부족, 무너져가는 하수도 등에도 개발에 대한 웰링턴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저항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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