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들어온 김정은 전용 열차 어디서 멈출까…관측 다양
블라디보스토크 정차 유력 전망 속 극동 하바롭스크·아무르주도 언급
전투기 생산시설 및 첨단 우주기지 있어…김 위원장, 부친 행적 밟을 수도
(블라디보스토크·서울=연합뉴스) 최인영 최수호 특파원 유철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을 위해 4년여만에 러시아로 향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선이 정상회담 임박 시까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으면서 그의 행보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취재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북한에서 출발한 것으로 나타난 김 위원장 전용 열차는 이날 오전 북러 접경지역에 있는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후 러시아 내 행보를 두고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어 현지에서는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날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동방경제포럼(EEF) 본회의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나쳐 인근 하바롭스크주를 먼저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극동 지역 매체 'DV노보스티'는 김 위원장이 연해주 외에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들를 수 있다는 얘기들이 현지에서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지 주민들은 당국이 귀빈 방문을 준비하는 듯 갑작스레 도시 거리와 기차역 등을 정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매체는 김 위원장이 실제로 하바롭스크주를 방문하면 2001년과 2002년 그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북한 지도자의 세 번째 지역 방문이 된다고 소개했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는 제강, 정유, 조선, 목재 가공업 등이 발달한 산업도시다.
특히 이 도시의 '유리 가가린' 항공기 공장에서는 수호이(Su)-27, Su-30, Su-33 등 옛 소련제 전투기와 2000년대에 개발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35, 2020년 실전 배치된 첨단 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57 등이 생산된다.
이 도시에는 잠수함 등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두 번째 하바롭스크주 방문 당시 이 도시를 찾아 전투기 생산공장을 시찰한 바 있다.
이밖에 러시아에서 이동 중인 김 위원장이 곧바로 극동 아무르주로 향할 수 있다는 전언도 있다.
아무르주에는 북러 간 군사 협력 확대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있다.
이런 까닭에 현재 러시아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 전용 열차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정차할지, 아니면 이곳을 지나쳐 하바롭스크주나 아무르주 등으로 이동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 양국 정상 간 만남 장소와 날짜 등도 아직 불명확한 까닭에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 계속 머물며 회담 등 일정을 소화한 뒤 북한으로 돌아가거나, 연해주 외 다른 지역을 우선 방문한 뒤 오는 13일 다시 블라디보스토크로 되돌아와 푸틴 대통령과 만날 수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8월 러시아 극동을 방문했을 당시 하산역을 거쳐 콤소몰스크나아무레 등 하바롭스크 지역을 먼저 둘러본 뒤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이밖에 양국 정상이 아예 EEF 본회의 다음 날인 오는 13일 하바롭스크주나 아무르주에서 회담을 열 가능성도 열려있다.
앞서 이달 초 서방은 김 위원장이 이달 10∼13일 EEF 기간에 행사 장소인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한 관계자는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식량 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밀가루를 제공하기로 약속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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