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두 CEO "LG·현대차 협업 기대…다양한 양자컴 투자해야"
광 기반 양자컴퓨터로 양자이득 달성한 크리스천 위드브룩 CEO 첫 방한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양자컴퓨팅 선도기업으로 주목받는 캐나다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자나두'가 LG,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대기업과 협업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한국 기관으로부터 투자 유치 계획도 세웠다고 소개했다.
크리스천 위드브룩 자나두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계획을 소개했다.
자나두는 광자를 이용한 광 기반 양자컴퓨팅을 개발하는 캐나다 스타트업으로 2016년 창업했다.
지난해 미국 구글과 중국 USTC에 이어 3번째이자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으로 양자컴퓨터가 특정 문제에서 기존 컴퓨터 성능을 뛰어넘는 '양자 이득'을 달성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자나두는 당시 216큐비트의 광 기반 양자컴퓨터를 바탕으로 현존 최대 성능 슈퍼컴퓨터가 수행하는 데 9천년이 걸리는 특정 수학 문제를 36초 만에 해결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기업가치는 지난해 기준 1조3천억원으로 추정되며, 양자컴퓨터 클라우드 서비스 '페니레인(PennyLane)'을 바탕으로 독일 폭스바겐과 BMW, 영국 롤스로이스 등과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제품 개발 파트너십을 맺는 등 응용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 위드브룩 CEO는 KIST 방문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국내 연구기관들과 기업들, 한국투자공사(KIC)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구광모 LG 회장이 캐나다 자나두를 방문해 연구소를 둘러보는 등 한국에서도 자나두를 주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날 KIST와 자나두가 가진 양자컴퓨팅 기술 공동개발 미팅에서도 삼성, LG, 현대차[005380] 등에서 온 연구원들이 참여해 위드브룩 CEO와 질문과 응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위드브룩 CEO는 지난달 구 회장의 방문에 대해 "LG와 함께 시작하려는 프로젝트가 있어 이를 이해시키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 자동차 회사와 협력해 온 만큼 현대차 같은 기업과 협력하는 것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017670] 벤처캐피털(VC) 등과도 과거 논의를 진행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다양한 투자기관과 논의하고 싶다고도 전했다.
국내에서는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나 이온덫(ion trap) 방식 양자컴퓨터가 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광 기반 양자컴퓨터는 생소한 편이다.
위드브룩 CEO는 광 기반 양자컴퓨팅의 장점으로 다른 양자컴퓨터와 달리 상온에서 작동이 가능한 점과 모듈 형식으로 연결해 다양한 스케일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그는 기존 반도체와 광통신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으며 "파운드리가 이미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칩세트를 잘 만들어 놓으면 생산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 양자컴퓨터를 선도하는 국가들은 여러 양자컴퓨터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런 접근법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경주에는 우승자가 한 명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다른 접근법을 시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투자할 때 편견을 갖지 않고 상위 2~3개를 정해 투자하는 게 가장 좋은 접근법이 될 것"이라며 "광자가 하나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는 올해 1월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직접 자나두를 방문해 4천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히는 등 양자컴퓨터 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어 위드브룩 CEO는 "캐나다는 많은 수의 양자컴퓨터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며 한국도 유망한 스타트업에 많은 자금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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