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타 태국 신임 총리 "국가 경제 병자 같아…신속히 대책 시행"
첫 의회 연설서 정책 계획 발표…디지털 화폐 지급 공약 재확인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세타 타위신 태국 신임 총리가 11일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세타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태국 경제는 병에 걸린 사람 같다"며 "회복이 너무 더뎌 경기 침체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으며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태국의 정부 부채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이고, 가계 부채는 GDP의 90%는 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태국 수출은 3분기 연속 감소했으며 수출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타 총리는 부채 부담 완화, 연료비 상승 억제,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한 대책을 빠르게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6세 이상 국민 모두에게 1인당 1만밧(약 38만원) 상당의 디지털화폐를 지급하는 공약도 즉시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타 총리는 장기적으로는 유럽연합(EU)·인도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통한 무역 촉진, 스타트업기업 지원, 교통 인프라 투자 확대, 농업 생산성 개선, 지방정부 권한 강화, 토지 소유권 확대, 대기 오염 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새 정부는 징집제 단계적 폐지, 군 장성수 축소, 무기 조달 방식 변경 등 군 개혁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한 국민 참여를 통해 군부가 만든 현행 헌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세타는 "이러한 조치들이 경제를 성장시키고 국민들이 존엄성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회장 출신인 세타 총리는 5월 총선 이후 차기 정부 구성을 둘러싼 약 4개월간의 정치적 혼란 끝에 취임했다.
총선에서는 왕실모독죄 개정 등 파격적인 개혁 공약을 내건 전진당(MFP)이 제1당에 올랐지만 보수 세력의 견제로 집권에 실패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프아타이당은 군부 진영 정당들과 연대해 정권을 잡았다.
태국 경제는 직간접적으로 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관광 산업이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으면서 위기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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