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대선 1차 투표서 과반 후보 없어…30일 결선
친중국 성향 야당 후보, 예상 뒤엎고 1위 차지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실시된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를 실시하게 됐다.
특히 친중국 성향 야권 후보가 예상을 깨고 친인도 성향의 현 대통령을 앞서 귀추가 주목된다.
몰디브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야당 국민의회(PNC)의 모하메드 무이주(45) 후보가 전날 실시된 대선 투표에서 46.06%를 얻어 39.05%에 그친 이브라힘 솔리(61) 현 대통령을 앞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50% 이상 득표자가 없어 오는 30일 결선투표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선은 두 후보의 대외정책 성향 때문에 몰디브에 영향력 경쟁을 벌이는 인도와 중국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몰디브민주당(MDP) 후보인 솔리 대통령은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인도를 우선시하고 서방에 친화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2018년 재선을 노리던 압둘라 야민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임기 5년의 집권 1기를 보냈다.
수도 말레 시장인 무이주 후보는 몰디브가 중국과 더 가까운 관계에 들어서기를 선호한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인도 퇴출'을 기치로 걸고 몰디브 내 인도 병력 75명과 다수 정찰기를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다.
또 무역 관계도 인도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돼 있다고 보고 당선되면 무역 관계도 바로잡겠다고 했다.
무이주 후보는 야민 전 대통령이 부패 및 돈세탁 혐의로 지난달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출마가 좌절되자 대신 대선에 나섰다.
고작 3주간 선거운동을 하고 현 대통령에 비해 유리한 점도 없는 무이주 후보가 예상외로 앞섰다는 것은 솔리 대통령에게는 큰 타격이자 현 정부에 대한 거부로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이주 후보가 소속된 PNC 총재였던 야민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기(2013∼2018년)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유럽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가했다.
인구가 39만명 정도인 소국 몰디브는 입법, 사법, 행정 삼권분립 체제에서 대통령이 행정수반과 국가원수 역할을 하는 대통령중심제를 운용한다.
약 1천200개 섬으로 이뤄져 휴양지로 유명한 몰디브는 최근 기후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존립이 위협받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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