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빠진 G20서 바이든-모디, 군사·반도체 전방위 협력 결의
中 '일대일로' 맞선 印-중동-유럽 인프라 연결 "중대 돌파구" 논의
두 정상, 美 언론 현장취재 불허한 채 50여분간 '내밀한 협의'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만나 중국에 맞선 두 나라의 전방위적 공조 강화에 뜻을 같이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과 인도 정상은 G20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인 8일(현지시간) 뉴델리의 모디 총리 관저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대면 회담은 모디 총리의 지난 6월 미국 국빈 방문 이후 3개월만에 이뤄졌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양국 공동성명에 따르면 두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는 인도·태평양을 지지하는 데 있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군사 협력을 심화하고 군사 협력을 우주, 인공지능(AI), 방위산업 등 분야로까지 다양화하자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또 인도가 해외 파견된 미국 군용기와 함정에 대한 보수·수리의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는 공약도 재차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에 포함하는 방향의 유엔 안보리 개혁에 대해 지지하고, 인도의 2028-29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도전을 환영했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회복력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대한 지지를재차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의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에 대한 미국의 투자 계획도 재확인했다.
쿼드, 반도체 공급망 등 논의 주제에서 보듯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두 대국의 최고 지도자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참한 G20 무대에서 대중국 견제를 위한 전방위적 공조 결의를 다진 격이었다.
아울러 원자력 에너지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촉진을 위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의 양국 무역 분쟁이 타결된 것을 환영했다. 우주정거장과 관련한 협력에도 뜻을 같이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인도-중동-유럽을 인프라와 통신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이 같은 프로젝트와 관련한 "중대 돌파구"에 대해 논의 중이며, 9일 중에 관련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소개했다.
앞서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이 중동 지역과 인도를 철도와 항로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G20 정상회의에서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마무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중동을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를 육로와 해로로 잇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해석된다.
그와 더불어 캠벨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모디 총리에게 건강한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52분간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회담 앞부분을 취재진에 공개하는 관례와 달리 미국 취재진의 현장 취재가 전면 불허됐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모디 총리 관저에서 회담하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출장에 동행한 미국 취재진은 현장에 가지 못한 채 차량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언론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조문을 소개하며 이번과 같은 완벽한 언론 취재 배제는 극도로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캠벨 조정관은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바이든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의 내밀한 논의를 선호했다고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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