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부국' 베네수엘라, 유가 상승세에 대외협상력 강화 기대감
외신 "동결 30억 달러 곧 해제"…'방중' 마두로 "좋은 소식 쏟아질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영향에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전 세계 원유 매장량 1위인 남미 베네수엘라가 '검은 금'을 뒷배 삼아 국제무대에서의 협상력 강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스페인어권 매체 엘파이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제재로 동결된 베네수엘라 자산 30억 달러(4조원)가 수주 내에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엘파이스는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 외국에 묶인 베네수엘라 자산이 조만간 동결 해제될 것이라며 "해당 자산은 유엔에 의해 관리되며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인프라 개선과 보건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는 전했다.
이번 조처는 지난해 11월 니콜라스 마두로 행정부 대표단과 베네수엘라 야권이 멕시코시티에서 만나 2024년 대선에서의 민주적 절차 확보 등을 조건으로 해외에 동결된 국가 자산을 재원으로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후속 절차다.
당시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셰브런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생산 재개도 일시 허가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8년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이를 문제 삼아 베네수엘라의 주 수입원인 원유의 수출을 봉쇄하는 등 제재를 강화한 바 있다.
극심한 경제난 속에 베네수엘라는 동결 자산 해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수백억 달러의 부채가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미정부가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 원유를 시장에 공급해 에너지 가격 안정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그간 국제무대에서 고립돼 있던 마두로 대통령도 올해 들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남미 곳곳에서 온건 좌파(핑크타이드) 정부가 들어서며 '잠재적 우군'을 확보한 마두로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지원 속에 올해 남미정상회의에 복귀한 데 이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에도 공식적으로 가입을 신청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5년만에 중국을 찾아 양자 관계 강화에도 나섰다.
14일까지 베이징과 상하이 등을 방문할 예정인 그는 이날 선전 공항에 도착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며 "좋은 소식이 비처럼 쏟아질 것"이라고 썼다.
로이터는 에너지(석유) 수출입, 부채 상환, 신규 자금 조달이 마두로 대통령의 주요 초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이자 베네수엘라 최대 채권국이다.
베네수엘라의 채무액은 100억 달러(13조3천500억원) 이상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중국중앙TV(CCTV)는 페드로 테예체아 석유부 장관을 비롯한 방문단이 한정 국가 부주석 및 왕이 외교부장 등과 회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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