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사이언스] 효과 비슷해도 가격은 싸게…바이오시밀러 어떻게 개발할까?

입력 2023-09-09 08:00
[이지 사이언스] 효과 비슷해도 가격은 싸게…바이오시밀러 어떻게 개발할까?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동아ST 등 국내 기업 바이오시밀러 개발 활발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기존 제품과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국내외 기업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

9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 2021년 187억 달러(한화 약 25조원)에서 2030년 740억 달러(약 99조원)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기존 바이오의약품과 효능·효과, 안전성 면에서 동등하다고 인정받은 복제약이다. 이때 기존 의약품은 '오리지널 제품'으로 부른다.

화학의약품은 동일한 성분을 합성하면 기존 약과 완전히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지만,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어 '시밀러(similar·유사한)라고 표현한다.

기업들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면 오리지널 제품이 독식하던 매출의 일부를 가져올 수 있다고 여긴다. 신약 개발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임상 기간이 짧은 점도 장점이다.

또 일반적으로 기존 제품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많은 환자에게 공급될 수 있어 국가 차원에서도 개발을 장려하는 추세다.

협회는 향후 10년 이내에 매출액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 이상인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55개 이상의 특허가 만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 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순서는 이렇다. 우선 오리지널 제품의 면역학적·생물학적 특성 등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자를 면밀히 분석한다.

분석을 마쳤으면 세포주 개발 단계에 돌입한다. 세포주는 바이오시밀러의 원료인 항체 단백질을 만들어내도록 유전자 조작된 세포의 집합이다.

먼저 항체 단백질을 생산하는 능력이 있는 특정 유전자를 분리해 전달체에 붙여 '재조합 DNA'를 만든다.

약 1만5천개 이상의 재조합 DNA를 하나씩 세포에 넣어 여러 개의 세포주를 만든 다음, 이중 항체 생산 능력이 좋고 오리지널 제품과 품질이 비슷한 세포주를 최종적으로 선별한다.

이제 이 세포주로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기 위한 공정을 개발한다. 세포 배양 실험을 수행해 세포가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먹이와 환경의 조건을 찾고 불순물을 줄이기 위한 정제 공정도 개발한다.

이렇게 개발된 공정이 대량 생산에서도 유효한지 알기 위해 생산 규모를 키워가며 품질을 평가하는 '스케일업' 단계를 거친 후 바이알(병), 프리필드시린지(사전충전주사) 등 제형으로 만들면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개발이 완료된다.

이 후보물질이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한지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거치면 비로소 최종 제품으로 거듭난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항암제 허셉틴,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셀트리온[068270]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항암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등 6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동아ST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고 알테오젠[196170]은 자회사 알토스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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