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물가·금리에 증시 제동…변동성 커지나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증시가 답답한 게걸음장세를 지속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나흘 연속 하락하며 지난 8일 2,547.68로 마쳤다. 이는 일주일 전인 지난 1일(2,563.71) 대비 0.63% 떨어진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지난 1일 919.16에서 8일 914.18로 0.61% 하락했다.
시장 전반적으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지수가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주 후반 전 세계에서 고유가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투자심리가 다시 약해졌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연장 여파로 국제 유가가 오르자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우려가 고조된 탓이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반도체 기업과 국내 증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수요 등 증시와 관련한 거시 경제 여건에 큰 변화가 없으나 개별 기업들의 위험이 증시 잡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증시 전반에 다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가지수는 약보합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11∼15일) 증시에서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와 국제유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흐름에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 세계에서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물가 상승, 추가 정책금리 인상, 금리 상승이라는 연결고리·순환고리를 강화해주고 있다"며 "이 연결고리를 미국 소비자물가와 소매판매, 제조업 지표가 약화시켜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지표와 유가 흐름은 연준의 통화정책을 앞두고 가격 변수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면서 "ECB 통화정책 역시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3일 공개되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기저효과 약화와 유가 상승으로 전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 탓에 물가는 꽤 올랐을 것이나 근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안정된 모습을 유지한다면 시장이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과 인상 확률을 93대 7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유가와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이 4% 초반으로 아직 높아 연준의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과 금리가 증시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물가 지표에서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는 12일에는 애플 아이폰15 시리즈가 공개된다"며 "수요 부진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신제품 효과의 영향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주간 전망치로 2,490∼2,610을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은 아래와 같다.
▲ 12일(화) =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시장 보고서,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공개
▲ 13일(수) = 유로존 7월 산업생산, 미국 8월 소비자물가
▲ 14일(목) = 유럽중앙은행(ECB) 통화 정책회의, 미국 8월 생산자물가, 미국 8월 소매 판매
▲ 15일(금) = 중국 8월 주택가격, 중국 8월 산업생산·소매 판매·고정자산투자, 미국 8월 수출·수입 물가, 미국 8월 산업생산, 미국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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