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문제 머리맞댄 경쟁당국…EU·독일·호주 "사전규제 필요"
제12회 서울국제경쟁포럼…韓 공정위, 법제화 여부 검토 중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주요 경쟁당국 수장들이 서울에서 만나 디지털 플랫폼의 독과점 행위 규율 방안을 논의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호주 경쟁당국은 플랫폼 사전 규제를 도입했거나 추진 중이라면서 각국이 일관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일 서울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서울국제경쟁포럼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졌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리비에 게르성 EU 경쟁총국장은 기존의 경쟁법으로 플랫폼에 대한 경제력 집중·정보 비대칭 등을 규율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수범자를 사전에 지정하고 구체적인 행위·금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디지털시장법(DMA)을 제정했다고 소개했다.
콘라드 오스트 독일 연방카르텔청 부청장은 독일도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경쟁법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면 시장에서 지배력을 보유한 사업자를 사정에 지정하고 자사 우대 금지 등 맞춤형 금지 규정을 적용하는 식으로 기존 경쟁법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나 캐스고틀립 호주 경쟁소비자위원장은 호주도 이와 유사한 방식의 입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사전 규제를 도입했거나 추진 중인 국가들은 사전 규율은 기존의 사후 규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공정위도 현행 공정거래법으로 플랫폼의 독과점 지위 남용 행위를 제재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사전 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독과점법 제·개정 필요성을 검토해왔다.
다만 과도한 규제 시 토종 플랫폼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오늘날 온라인 플랫폼이 보이는 엄청난 영향력에 대응해 예방적 차원에서의 사전 규율을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위반 행위를 적발해 사후에 규율하면서 집행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문제이며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디지털 시장에서의 경쟁법 규율 방안(사전/사후규율) 외에 현대 경제에서의 효과적인 기업결합 심사 방안, 플랫폼의 자사 우대 행위 규율 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브누아 쾨레 프랑스 경쟁청장, 후루야 카즈유카 일본 공정취인위원장, 진 프랫 캐나다 경쟁청 수석부청장, 케네스 머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법률자문관, 앤드류 포먼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DOJ) 부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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