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불안 고조에 '안전자산' 달러로 투자 몰려
달러인덱스 6개월 만에 최고…금값은 소폭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중국 등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 고조로 인해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달러화로 몰리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6일 한 때 104.9를 기록, 지난 3월 초 105.8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 지표는 지난달 중순 이후 약 5.4% 급등한 상태다. 달러인덱스는 유로화, 엔화 등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달러 인덱스에 포함되지 않은 한국 원화도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컨베라의 애널리스트인 조 마님보는 5일 로이터통신에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그 결과 달러가 견고한 피난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진입한 가운데 부동산 위기가 금융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차이신(財新)이 지난 4일 발표한 8월 중국의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1.8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PMI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이며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수축 국면인 것으로 평가한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등에 이어 서비스 분야의 성장세도 상당히 더뎌지고 있는 셈이다.
유로존도 현지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제조업이 정체되는 등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마님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해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1년 넘게 계속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황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화 표시 금값 가격이 해외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비싸지면서 금값은 최근 다소 떨어졌다.
금 현물 가격은 6일 오전 기준 온스당 1천926달러로 지난달 31일 1천944달러로 단기 고점을 찍은 후 소폭 하락한 상태다.
금값은 작년 11월 초 온스당 1천621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5월 2천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금은 이자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내리고, 보완재 성격의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올라도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기준 금리는 현재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연 5.25∼5.50%로 인상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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