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러의 영토 침범' 거듭 부인…"국경 지근거리였다"
대통령 "800m 밖서 공격…매우 가깝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어"
루마니아 국경 마을 주민들은 불안…매주 수차례 사이렌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가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루마니아 영토가 피해를 봤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을 연일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와 나토 간 직접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신중한 대응을 이어가는 모습이지만, 국경 마을 주민들은 불안에 떠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이날 친쿠 군사기지에서 열린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공격이 자국 국경과 "아주 아주 근거리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우리 국경 800m 밖에서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어떠한 부품이나 드론, 또는 폭발물의 일부도 루마니아에 닿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다뉴브강 이즈마일 항구를 공격하려던 러시아 드론이 루마니아 영토에 추락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을 재차 부인한 것이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다만 "이번 공격이 루마니아 국경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다"며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 7월 흑해 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종료한 이래 흑해상 우크라이나 선박에 대한 위협을 강화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대체 항로인 다뉴브강 항구까지 표적으로 삼으며 루마니아를 비롯한 나토 회원국과의 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루마니아는 흑해와 면한 나토 3개국 가운데 하나이고, 우크라이나와 다뉴브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댄 국가이기도 하다.
집단 방위체계의 보호를 받는 나토 국가 가운데 사실상 최전선에 닿은 셈으로, 국경 지대의 긴장 상황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다뉴브강변 국경 지대에서 생활하는 루마니아 주민들은 바로 눈앞에서 위협을 마주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즈마일 강 건너에 위치한 루마니아 국경 마을 플라우루에서 드론이 국경을 넘어 날아올 수 있다는 주민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플라우루에서는 매주 여러 차례씩 폭탄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있으며 지난 4일 이즈마일 공습 당시에는 민가 창문이 흔들릴 정도였다고 한다.
플라우루 주민 카비 포페스쿠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5번의 폭발음이 들렸고, 그중 3번은 매우 강력했다"고 이즈마일 공습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포페스쿠는 "이곳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나토의 안보 우산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민 다니엘라 타나세는 "낮 동안엔 (사이렌을) 무시할 수 있지만, 한밤에 울릴 때면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의 폴란드 농촌마을 프셰보두프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이 잘못 떨어지는 사고로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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