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파업 결의한 전미자동차노조에 '구애 경쟁'
UAW, 지난 대선 때 바이든 지지…이번엔 '전기차 정책 불만'에 보류
바이든 '공평 합의' 촉구·지원책 발표…트럼프 '전기차 정책' 폐기 공약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3대 자동차업체 노동자 15만명이 가입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임금협상 불발시 오는 14일에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한 가운데 2024년 대선에서 재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UAW를 상대로 구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UAW가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지지를 보류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UAW 달래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정책 폐기를 내걸고 공략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노동절이었던 전날 기자들과 만나 UAW 파업 가능성과 관련, "나는 파업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금 협상 타결 낙관론은 '공평한 합의' 가능성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별도 성명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 및 노조에 "나는 모든 쪽이 공평한 합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공개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바이든 정부는 또 지난달말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공장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120억 달러(약 15조9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지원 정책도 발표했다.
생산직 노동자에게 높은 임금을 주거나 노조 단체 협약 등을 유지하는 경우 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이 지원은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정책에 대한 노조의 우려와 불만을 달래기 위한 차원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당시 성명을 통해 "바이드노믹스(바이든+이코노믹스)에 따른 청정 경제 구축은 수십년간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노조 노동자와 자동차 업체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정책에 대한 자동차 노조의 불만을 토대로 노조 공략에 나선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숀 페인 UAW 위원장을 거명하며 "UAW의 존경받는 위원장인 숀 페인은 모든 전기차를 허용하는 것을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전기차는 모두 중국에서 만들어질 것이고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에 투표하라. 나는 이 광기를 즉각 멈출 것"이라면서 "멕시코와 캐나다는 바이든의 멍청한 정책을 사랑한다. (내게 투표해) 미시간과 다른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주를 구하고 미국 소비자를 구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자동차 관련 정책 공약을 발표할 때 "바이든은 미국인들에게 값비싼 전기차를 구입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구상한 일련의 치명적인 명령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 말도 안 되는 그린뉴딜 십자군은 차량 가격 폭등을 초래하는 동시에 미국 자동차 생산 (기반의) 파괴 무대가 되고 있다"며 전기차 정책 폐기 방침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UAW에 "나를 지지하는 것이 낫다"며 "여러분이 자동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여러분의 사업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UAW는 향후 4년간 최소 40% 임금 인상, 전기차 생산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기존 노동자들의 일자리 감소에 대한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자동차 제조사들은 '비현실적 요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UAW는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14일부터 파업하기로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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