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동체, '쿠데타' 가봉 회원국 자격 정지
알자지라 "가봉 현지 시민들, 군정 집권 환영 분위기"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중앙아프리카경제공동체(ECCAS)가 군사정변(쿠데타)으로 군부가 집권한 가봉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했다.
5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중앙아프리카 11개국의 모임인 ECCAS는 전날 적도기니에서 연 임시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가봉 군부에 신속한 헌정 질서로의 복귀를 촉구했다.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적도기니 대통령은 정상회의 폐막 연설에서 "가봉과 같은 ECCAS 회원국의 평화, 안보, 안정에 대한 모든 위협은 다른 회원국과 지역 정세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CCAS는 카메룬, 앙골라, 가봉, 적도기니 등 중앙아프리카 11개국이 1985년 창설한 지역 협력체로 가봉 수도 리브르빌에 본부를 두고 있다.
가봉 쿠데타를 주도한 브리스 올리귀 응게마(48) 장군은 전날 수도 리브르빌의 대통령궁에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보는 앞에서 스스로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응게마 장군은 개헌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해 가봉의 민주주의를 복구하고 민정 이양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공화국 수비대 사령관이던 그는 지난달 30일 알리 봉고 온딤바(64) 대통령을 축출하고 과도 재건위원회(CTRI) 의장을 맡으며 정권을 장악했다.
이로써 봉고 대통령 부자의 56년 장기 집권이 막을 내리게 됐다.
봉고 대통령은 1967년부터 2009년까지 장기 집권한 아버지 오마르에 이어 14년간 통치한 뒤 지난달 26일 대선에서 3연임에 도전했다.
가봉 당국은 쿠데타 직전, 봉고 대통령이 64.27%를 득표해 당선됐고 발표했으나 군부는 신뢰할 수 없는 결과라며 이를 무효로 했다.
한편 가봉 현지의 대다수 시민은 봉고 대통령의 축출과 응게마 장군의 임시 대통령 취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방송은 전했다.
가봉은 석유와 망간, 목재 등 풍부한 자원과 240만여 명의 비교적 적은 인구 덕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아프리카에서 상위 부국 중 하나다.
그러나 부의 편중으로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인구의 ⅓이 여전히 빈곤선 아래로 분류될 정도로 빈부 격차가 심하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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