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군정 총리 "서아프리카공동체와 수일 내 합의 가능성"
수도서 기자회견…"프랑스군 신속한 철수 위한 협의 진행 중"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군사정변(쿠데타)을 일으킨 니제르 군부의 과도정부 총리가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경고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수일 내 모종의 합의 성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5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니제르 군정의 알리 마하만 라민 제인 총리는 전날 수도 니아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ECOWAS와 계속 대화하고 있다"며 "며칠 안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언제라도 공격받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며 "(공격이 있다면) 그것은 부당한 전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격을 받으면 스스로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26일 쿠데타 발생 직후 이를 비난하는 성명을 낸 ECOWAS는 지난달 10일 긴급정상회의를 열어 니제르의 헌정 질서 복구를 위한 군사 개입에 대비하도록 대기 병력의 배치를 승인했다.
이후 같은 달 19일 니제르 군부가 '3년 내 민정 복귀'를 제안했으나 ECOWAS는 이를 거부했다.
ECOWAS 의장인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성명에서 민정 이양 전 과도정부의 통치 기간을 9개월로 제안했으나 니제르 군정은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다.
한편 제인 총리는 자세한 설명 없이 "프랑스 군대를 매우 신속하게 철수시킬 수 있도록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도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프랑스가 축출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거듭 천명하면서 니제르 군부와 과거 종주국인 프랑스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는 니제르 군정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지 않으며 프랑스와 군사 협정을 취소하고 프랑스 대사를 추방하겠다는 군부의 위협을 무시하고 있다.
이에 쿠데타를 지지하는 니제르 시위대 수천 명은 지난 1∼3일 니아메 인근 프랑스군이 주둔하는 기지 앞에서 프랑스군의 철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이후에도 기지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니제르는 사헬(사하라 사막의 남쪽 주변) 지역에서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맞선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프랑스군은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러시아와 바그너 그룹 용병의 영향력이 커지자 양국에서 모두 철수하고 거점을 니제르로 옮겼다.
니제르에는 프랑스군 1천500명과 미군 1천100명을 포함해 독일, 이탈리아 등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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