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과 전쟁 대비해 군 의료시설 개선 추진
이동식 엑스레이·혈액 냉동고·방사능 관련 장비 등 구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대만이 중국과의 전쟁을 치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부상병 치료를 위해 군 의료시설 개선을 추진한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입법원(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국방 예산안에서 9억8천630만 대만달러(약 409억원)를 군 의료 시설 개선 비용으로 책정했다.
대만 국방부 산하 군의국은 이를 활용해 향후 4년에 걸쳐 외과·비뇨기과와 다른 응급 수술시 사용될 이동식 엑스레이 등의 장비, 영하 40도에서 혈액을 보관할 혈장 냉동고 등 221종의 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다.
5억4천200만 대만달러(약 225억원)는 향후 2년에 걸쳐 초음파 영상 촬영기, 하이브리드 수술실 등 47종의 시설에 쓰인다.
또 1억8천700만 대만달러(약 78억원)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기 구입에 할당됐다. 이 장비는 핵폭탄 폭발이나 원자력 발전소 누출 등이 야기할 방사능 재해시 사용된다고 대만 국방부는 설명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공격 위협이 커지고 있어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부상자 누구라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군 병원과 민간 의료 센터들을 전시 병원으로 전환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민해방군의 대만 공격 선택지에는 대만의 원자력 발전소 3곳에 대한 공격도 포함됐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대만 총통부는 내년도 대만 국방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6천68억 대만달러(약 25조4천억원)로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입법원에 제출한 '2023년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집권 3기를 공식 출범하면서 "흔들림 없이 조국 통일 과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만 통일 의지를 재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의 위기가 커지며 내부 불만이 고조될 경우 시 주석이 자국민의 분노를 외부의 적에게 돌리고자 대만 침공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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